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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bestofbest_54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가부가강
추천 : 227
조회수 : 4049회
댓글수 : 7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5/06/07 14:27:36
원본글 작성시간 : 2005/06/06 00:40:21
안녕하세요?
제가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 글을 올리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그저 가끔 찾아와 유머를 보고 읽고 가는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다가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됩니다.

한시간? 두시간 전이었습니다.
침대에서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다 잠이 든 저를 아버지께서 깨우셨습니다.
아버지의 얼굴은 굳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핸드폰을 들고는 안절부절하셨습니다.
그러더니 아버지께서 할머니께서 병원에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여쭈어보았더니 어머니께서 할머니를 지하철역에 내려주셨는데
그 후에 길을 건너시다가 교통사고를 당하셨다고 합니다.

어디서 그렇게 되셨는지, 어쩌다가 그렇게 되셨는지..
할머니를 친 운전자분은 할머니를 병원까지 데려다 주었는지...
여러가지가 궁금했지만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아버지의 굳은 얼굴과..
가족들이 모두 지금 병원으로 정신없이 달려오고 있다는 말을 듣고..
그저 잠자코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늘은 쌍둥이 조카의 돌잔치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가족들 친적들 모두가 즐겁게 먹고 얘기하며
조카들의 돌을 축하하고 오랫만에 만난 가족들을 보며 즐거워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할머니도 즐거워 하셨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에 온 어머니의 전화..

할머니께서 방금 전에 수술실에 들어가셨다고 말하며...
동생이랑 집 잘보고 있으라며...
그리고 혹시... 혹시 생길 일때문에...
어머니는 울고 계셨습니다.

어머니께 그런 말은 왜 하냐고.. 그런 생각하지 말라고...
엄마는 괜찮냐고...
그런 말밖에 내가 어머니께 할 수 있는 말이 없었습니다.



할머니는 연세도 많으신데..
혈압이 높으시다고 아버지께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고 말입니다.



몇 시간 전 웃고 계셨던 할머니의 얼굴이 거짓말 같았습니다.
아버지와 저, 그리고 동생은 돌잔치에서 먼저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기 전...
할머니와 어머니, 이모께 불투명한 유리 넘어로 손을 흔들며 인사를 드렸습니다.
자세히는 보지 못했지만... 할머니 즐거워하셨습니다.
저를 향해 계속 손을 흔들어 주셨습니다.



그런 글을 올린다고 해서..
할머니께서 깨어나실 거라는...
보장은 없다는 거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할머니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이렇게 여러분에게 얘기하고..
울고 있는 수 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할머니께 잘 해드린 거 하나 없고
항상 저 이뻐해주시고
제 걱정해주시고...
사랑해 주셨습니다.
전 너무 받기만 했습니다.

할머니께 못할 짓만 하고
못난 모습만 보여드렸습니다..

이렇게 할머니를 보낼 수 없습니다.
어떡하면 좋죠..


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글을 읽고 그냥 지나치시는 게 아니라..
우리 할머니 다시 건강하게 사실 수 있게..
수술 잘되라고... 제발 깨어나시라고...
기도해주세요.

기도가 힘드시다면 그렇게 생각만이라도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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