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있었어요 이미 전부터 당신 마음이 변했다는 거
굳이 내 꿈을 이루고 싶어서라는 핑계를 대면서
내가 너에게 잘해줄 자신이 없다고 둘러대지 않아도 되요.
솔직하게 널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되요, 상처받지 않으니까.
사람 마음이 어떻게 한결같을 수 있겠어요. 괜찮아요 미안해 마요.
길을 걷다가 함께 서로에게 어울릴 옷을 골라주기도 하고
무언가를 필요한 것이 있다 하면 자기 물건 살때보다도 더 열심히
당신이 쓸건데 좀 더 튼튼한것 예쁜 것이면 좋겠다고 몇 시간을 찾아보고
기뻐하는 모습,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에 쑥쓰럽고 뿌듯해서 저도 슬그머니 미소 짓던 얼굴도,
챙겨줄 사람이 없어 혼자 보내던 생일에 미역국과 조그마한 케잌을 내밀면서
더 좋은 걸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던 사랑스러운 당신의 모습도
어느 순간 부터 점점 희미해져서 사라지겠죠.
괜찮아요. 아프지 않았어요.
솔직히 말하면 사실 알고 있었어요.
당신이 다른 사람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거.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었던 그 순간이 당신에게 이별선고를 듣는 순간보다 더 아프고 고통스러웠으니,
당신과 헤어짐으로 더이상 아프진 않을 거에요.
그러니까 이 글이 당신에게 전하는 내 마지막 편지에요.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요. 날 많이 좋아해줘서.
그래도 당신한테 잘 지내란 말은 죽어도 못하겠어요.
왜냐고? 바람폈는데 뭘 잘 지내요 ^^ 잘 지내면 안되지 ㅗ^^ㅗ
당신은 가다가 넘어지고 두번 넘어지고 하는 일마다 불행하고 엿이나 먹어요. 두번 먹어요.
내가 바람핀거 용서해줄줄 알았어요? 모르는 줄 알았지?
내가 너랑 헤어지던 날 계속 물만 마시고 훌쩍거리니까 되게 미안한 눈으로 보던데
오해하지 마요 나 몸살감기에 후두염이라 그런거거든ㅗㅗㅗㅗㅗㅗㅗ
내가 멍하니 아무말 못하니까 손 잡고 토닥여 주던데 오해마요 약 먹어서 잠오는 거거든ㅗㅗㅗㅗㅗ
너 하는게 웃겨서 아무말 안하긴 했다만은
난 니가 나한테 헤어지자 하기 전부터 너 하고 다니는 행동 다 듣고 정 다 떨어져서
그래 이 샛키가 뭐라고 말하는가 보자 싶어서 나간거였으니까. 고마워요.
역시 사람 외모가 다가 아니구나 하는 깨달음을 줘서 아주 고마워요.
덕분에 너 같은 놈도 사는데 나는 더 잘 살고 잘 지낼 수 있을거란 희망을 얻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근데, 너랑 사귀는 언니는 알고 있어요?
너 나랑 언니 사이에서 양다리 걸칠때에도 니 첫사랑이랑 재회해서 나 널 못잊겠어 드립치고 널 좋아해 드립치고 사귀자 드립친거?
너 그것도 알아? 세상이 좁다?
그 언니 알고보니 내 친구 동아리 선배던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면 참 재밌겠다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