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문스님 “궁궐훼손 ‘하향정’ 철거해야 마땅”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스님이 경복궁을 훼손하고 있는 이승만 전대통령의 낚시터를 철거하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혜문스님은 16일 블로그 ‘혜문닷컴’을 통해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 명의로 이날 경복궁에 건립된 이승만대통령의 낚시터
하향정(荷香亭)을 철거해 달라는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향정은 국보 224호로 지정된 경회루 옆에 설치된 정자로 이승만 대통령이 1959년 낚시를 즐기기 위해 지은 건물로 드러났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안민석 의원은 지난해 9월 혜문스님과 함께 하향정을 둘러보고 정자 내부에 이승만 전대통령의 글씨와
직인이 찍힌 현판이 있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뉴시스 2013년 9월5일 송고기사 참조>
문화재제자리찾기 측은 “경복궁 복원과 보존의 행정원칙은 대원군의 중건이 종료된 1888년으로 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
이승만 대통령이 개인적 목적으로 건립한 하향정은 국보 224호 경회루를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경복궁 복원원칙에도 어긋나므로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민석 의원도 “이승만 전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여사가 낚시하는 사진을 보고 황당함과 분노를 느꼈다.
하향정은 공적인 권력과 지위를 부당하게 사용하고 개인적인 목적으로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재 경복궁을 훼손시킨 역사의 오점”이라고
비판하며 철거를 요구한 바 있다.
문화재청은 문화재제자리찾기의 요청으로 2013년 11월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경복궁 하향정 철거 및 이전 문제를 심의했다.
당시 문화재 위원들은 ‘대통령의 낚시터도 역사적인 유적’이라는 이유를 들어 만장일치로 존치를 결정했다.
그러나 당시 문화재청의 한 고위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이승만 대통령을 추종하는 호국단체 회원들로부터
‘하향정을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항의 전화와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고 털어놓는 등 외부 압력을 시사해 논란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행정소송을 제기한 혜문스님(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은 “이승만 대통령의 낚시터가 경복궁에 건립된 행위 자체가 말이 안되는 일이다.
문화재위원회가 대통령의 낚시터도 역사적 유적이라며 철거요청을 거부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