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생들은 정말 책 안읽습니다. 제가 20대 초반인 사촌동생이 있어서 좀 아는데 전공서적이나 교양과목에서 정해주는 책이 아니면 사회과학 서적은 거의 읽지를 않는다고 하더군요
과거 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학생운동 조직 즉 전대협이 학교조직을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어떤 동아리나 학회에 들어가도, 신입생들에게 커리를 짜서 매주 몇권씩 책을 읽어오도록 했습니다. 대부분이 철학과 역사에 관련된 것들이었죠. 그리고 그 책에 대해 토론을 했습니다. 당시 신문들은 그런 것들을 의식화 교육이라고 했죠.
물론 그런 과정을 통해 운동권으로 가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게도 당시의 그런 경험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하고 옳고 그름에 대한 자기의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선 결코 알 수 없는 진실들을 알아가는 과정이었죠.
또한 친구들끼리 모여 술마시는 장소에서도 정말 토론 많이 했습니다. 제 기억에도 아주 친한 친구와 술먹다가 맑스 때문에 토론하다가 치고받고 싸우기까지 했으니까요. 물론 당시 정세에 대한 토론이나 비판도 하지만 보다 근원적인 차원 보다 이념적인 차원에서의 토론이 더 많았습니다.
제가 봤을 때 요즘 20대들에게는 이 과정이 생략되어 버렸다고 보여집니다. 김영삼 집권이후 학생운동 조직이 급격히 쇠약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후배들을 가르쳐줄 선배도 없게 된 것이죠. 학점과 관계없는 역사나 철학에 대한 책을 접할 기회가 흔치 않고 무슨 책을 읽어야 될 줄도 모르니 결국 생각이 고등학교 때 수준하고 별 차이가 없어지게 되는거죠. 그렇다 보니 정의나 옳고 그름에 대한 토론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구요. 사촌동생에게 물어보니 술자리에서 정치얘기 같은 거 하면 이상한 넘 취급을 받는다고 하더군요.
사안사안별로 생각은 하지만 철학적인 사고를 하지 않으니 근본적인 옳고 그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없게 되고 모든 현상을 피상적으로만 바라보게 될 뿐이죠. 지적호기심이 가장 충만한 그 시기에 말이죠.
지금 20대들에게 전경에 얻어맞고 최루탄 맡아가며 투쟁하라는게 아닙니다. 그래서도 안되구요. 하지만 20대들이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생각하려 하지 않고 정의를 말하지 않는 사회의 미래는 뻔합니다. 제발 전공서적 말고도 책 좀 읽으십시오. 20대 여러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