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주변엔 전의경 출신, 그리고 지금 근무하고 있는 아는 동생들, 오빠들이 여럿 있습니다. 덕분에 전의경 분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익히 알고 있습니다. 벌 설때 그 무거운 방패를 한손으로 90도로 들어야 한다는 이야기, 진압 나가서 컨테이너에 의경들이 기대 쉬고 있는데 시위대가 윗층의 컨테이너를 밀어 떨어트려 쉬고 있던 의경들 중엔 다리가 잘린 의경도 있다는 이야기... 의경 동생들이 휴가 나올때 '누나, 이번에 진압하다가 몇명이 죽어서 휴가 나왔어.' 라는 이야기도 종종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이야기를 뉴스에서 전혀 접할 수 없었죠. 폭력적인 집회에 맞서 진압할때 그네들의 고생이 얼마나 클지 잘 압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전의경의 입장에서가 아닌, 뉴스에서만 말하는 걸 듣는다는게 얼마나 억울할지도 잘 압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요즘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있는 사람들은 '폭력 집회 참가인'들이 아닌 촛불을 들고 있는 국민들입니다.
제가 전의경분들께 말하고 싶은건 이들을 진압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전의경도 군인인데 위에서 내려온 명령에 불복종하면 안된다는거 알지요. 진압하십쇼. 하지만 부디 집에 있는 누나, 형, 동생, 부모님. 그리고 그네들의 친구들을 생각하여 비폭력적으로 평화롭게 진압해주세요. 전의경 대 시위대로 만나지 않았다면 친구가 될수도, 형 동생 사이가 될수도 있는 사람들입니다. 당신들의 친구가, 동생이 그곳에 나와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분노의 눈으로 욕을 하며 방패로 내려 찍을 것입니까? 외국에서 우리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온 적들이 아닌, 같은 우리 국민들입니다. 방패는 막기위해 있는 것이지 내려 찍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부디 부디, 다시 한번 부탁드리지만 비폭력적으로 진압해 주십쇼. 부탁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전의경을 공격하지 않을 것 입니다.
그리고 시위에 참가는 우리 국민 여러분. 부디 전의경과의 마찰을 삼가하시고 절대로 공격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전의경도 사람입니다. 화가 날 수도 있고 욕하면 기분 나쁩니다. 부디 조용히 평화롭게, 평화촛불시위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도록 노력해주세요.
전의경 여러분, 당신의 적은 국민이 아닙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들의 적은 전의경이 아닙니다.
더 이상 서로 마음 상하고 몸 상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 시위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