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한 잔 더 하려고,
노가리를 굽습니다.
구우면서 스무살 즈음에 들었던 생각이 다시 듭니다.
'나는 왜 '나'인가....'
나는 흔히 보이는 나무 한 그루일 수 있었고,
길가에 나뒹굴어 채이는 돌맹이 하나 일 수 있을 것이고
쓰레기 봉투 들고 나서는 옆집 아저씨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나는 왜 나일까. 왜 하필 나일까.
나라는 존재는 왜 인간 '고인독팍'으로 존재할까...
노가리를 구우면서 그 냄새를 느끼고,
주방 바닥에 딛은 두 발바닥의 차가움을 느끼는 나.
'나'라는 의식을 가진 '나'는 또 무얼까.
거울을 통하지 않으면 볼 수 없는 내 눈썹을 가진 나.
그어~억~~~!!!
한 잔 술을 더 먹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