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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는 피해자가 죄인이 되네요...
게시물ID : humorbest_5445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딸기포도레몬
추천 : 58
조회수 : 4509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0/13 14:36:17
원본글 작성시간 : 2012/10/13 14:13:00
심리검사를 받았어요. 
친구들이랑 재미로 다같이 가서 받은거라
결과도 다 같이 들으러 갔어요. 
다들 성격에 아무 문제 없었고, 적성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말씀해주셨는데
제 차례 오니까 상담자 선생님 표정이 어둡더군요. 

전형적인 학교폭력 피해자의 스팩트럼이라며
심리가 매우 불안정하고 자기자신을 부정하고 있다고
중고등학교때 무슨 일을 겪었었냐고 묻더군요. 

순간 표정이 싹 굳고,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더라고요. 
지금 같이 온 친구들이 내가 왕따당했던걸 알면 날 이상한애 취급하지 않을까
나한테 문제가 있어서 왕따당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난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혼자 올걸 그랬다. 이런 생각만 들었어요. 
대답을 고민하는 1~2초가 한시간으로 느껴지고 막...ㅜㅜ

같이 갔던 친구 중 하나가 빵터지며 "으잌ㅋㅋㅋㅋ말도안됔ㅋㅋㅋㅋㅋ얘가요?ㅋㅋㅋㅋㅋ"
라는 반응을 보여 준 덕분에, (대학교와선 제가 엄청 활발하게 애들이랑 잘 어울리고 지내거든요... 동기들은 제가 왕따당한거 상상도 못할거에요...)
저도 상담원분께 "에이 아닌데 ㅋㅋ 제 성격에 문제있어요? 헐 ㅠㅠㅠㅠ" 이런 장난스러운 반응을 할 수 있었고,
상담원선생님은 심리검사 하는 시점의 심리상태마다 다르게 나오긴 한다고 변명(?)하셨어요. 

친구들이랑 돌아오는 내내, '말도안돼'라는 반응이 나오는 정도면 내가 왕따당한거라는 생각 안하겠지 결코 모르겠지? 라는 의심만 계속 들고
혹시라도 알려질까 불안하고 좌불안석이고......
아무리 화영이를 비롯한 일련의 사건들로 '왕따는 피해자 잘못이 아냐'라는 의식들이 강해졌다 해도
내가 겪었던 일들이 알려지는게 저는 두려워요.

이래서 피해자가 죄인인가봐요. 
마치 감옥에서 몇년 살다 나온 사람처럼,
내 전과를 알게 되면 색안경끼고 볼까봐 취직 안시켜줄까봐 
필사적으로 숨기고 아닌척 안그런척 굴게 되니까요.
분명 성격에 문제가 생기긴 한것같은데, 치료도 받고 싶은데, 
나도 보통 애들처럼 자기부정 안하고 나 자신을 사랑해주고 싶은데
남들 눈이 무서워서, 알려지는게 너무 무서워서 숨기고 상처를 썩히고만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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