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댓글 내용이 "지금 계속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고 경쟁을 시키려는 이유는 공부로 학생들의 발목을 묶어 밑으로부터의 운동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는 것이 아닌가." 였었는데 이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너무 와 닿네요....
저는 오늘 수요집회에 다녀왔고 내일 서울역, 광복절에 광화문에 갈 예정입니다.
성인이라면 행동이 비교적 자유롭겠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부모님께서 저희가 시위에 참석하는 걸 달가워하지 않으시면 무척;;;;;;매우;;;;;;;눈치를 보게 되죠... 킁, 그래서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요.
근데 저는 거짓말하고 싶지 않았어요. 거짓말하는 것 자체도 싫거니와 내가 나쁜 짓을 하러 가는 것도 아닌데 왜 거짓말까지 하면서 숨겨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엄마한테 말씀드렸어요. 삼 일 모두 나간다고. (아..빠는....아시면 집 안이 발칵 뒤집힐테니까 절대 얘기 못 해요....
엄마와 저의 대화 중 일부
"나도 너한테 거짓말하는 거 싫어. 네가 이런 거 나한테 다 얘기해주는 건 참 고마운 일인데 달갑지않은 건 사실이다. 시위에 참여하고 이 자체가 나쁘고 좋고가 아니라 네 할 일은 해가며 해야지. 우선순위를 정해야지. 지금 이 중요한 시기에 너무 놀고 허술해진 거 생각 안 들어?"
"공부를 잘 해야지만 참여할 수 있어? 자꾸 그런 식으로 말하면 근본적인 것부터 얘길 꺼낼 수 밖에 없잖아. 거의 모든 대한민국 학생이 공부 한 가지 길에만 매달리고 그 길도 5~10%정도 밖에 이름난 대학 못 가고 가서도 그 안에서 경쟁하고 싸우는 이 자체가 잘못됐단 생각 안 해?!"
"그 사회가 잘못되면? 사회가 어쨌건 그래서 손해보는 건 넌데? 그렇게 네가 망가지면, 그 땐? 누가 책임지는데?"
"사회가 책임져야지"
"사회가 책임져줄 것 같아?"
"그러니까 그걸 바꿔야지!"
"어느 세월에, 넌 이미 다 망가졌는데 어떻게?"
...하..ㅜㅜ 특별히 저희 엄마가 문제가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부모님이 이렇게 얘기하실 것 같아서 참 안타깝네요. 이렇게 말하시는 게 잘못됐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내가 불이익 당할까 봐... 내 새끼의 미래가 너무 걱정이 되어서...하시는 말이라는 게 느껴져서 몰래 펑펑 울었어요.
공부로 학생들을 묶어놓는 게 맞나봐요... 실제로 그게 못 가게 막는 이유가 되니까요. 좀 더 먼 미래의 일보다는 당장 내 눈 앞에 있는 미래가 현실로 와 닿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