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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아빠는 널 정말 사랑한단다...
게시물ID : lovestory_544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다뎀벼
추천 : 13
조회수 : 102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5/05 18:57:19

3월 25일

 

22:38 : 아들아...
22:39 아빠는 널 정말 사랑한단다... 만약 니가 죽을 일이 있으면 대신 죽어줄수도 있어...
  아빠는 아빠가 하고 싶었던 많은 못한 것들을 너가 시도라도 한번 해줬으면 정말 좋겠어...
  음악하고...
  그림하고..
  ...
22:43 아빠가 너한테 있으니까... 넌 아무 걱정하지 말고.. 니 하고 싶은거 해..
  아빠가 끝까지 널 지켜 줄테니까...
22:44 답답해하지 말고.. 갑갑해 하지말고... 알았지...

 

 [email protected]: 감동ㅠㅠ
22:48 

 

: 음... 말하고 나니 쫌 멋있군,,,
  움 화하하하핫~~~
22:49 

 

[email protected]
: 쫌 오글거렸지만 진심이 전해짐..
 

 

: 아빠 지금 한국이야..
  서울에 일이 있어서.. 아직 못 내려가고 있는데..
  목요일 아침 일찍 내려갈꺼야..
 

[email protected]: 그렇군

 

 : 목요일 봐~.. 아들..

 

22:51 [email protected]: Ok

 

 : 종민이는 들어왔나?
  목요일 저녁에 아빠하고 종민이하고 너하고.. 세명이서 함 뭉치자!!!!

 

 [email protected]: 아니 최근엔 더 늦게 온다
22:52 ?
 

 

: 헉!!
  뭐 태권도 선수 될려고 그러나?.. 뭘 그리 늦게까지 다녀?

 

22:53 [email protected]: 4 월에 시합 나가잖아

 

 : 오옷~ 시합?

 

 [email protected]: 그리고 내동생은 태권도 1단이오..

 

22:54 : 열심히 하는 모냥이군

 

 [email protected]: 이제 애가 느림보가 아니라 빨라

 

22:55 : 말이 느림보지.. ㅋㅋ

 

 [email protected]: 이제 힘으로도 않된다.. 흑흑..

 

22:56 : 힘으로 이겨서 뭐할라고?
  아빠도 이제 안되는데..

 

22:57 [email protected]: 내가 형이라는 워
  위엄이라도 있어야지

 

 : 위엄?,,, 뭔 소리래? 아빠도 위엄이 없는데..

 

 [email protected]: 키는 내보다 클텐데
22:58 누가 형인지 구분이라도 가게

 

22:59 : 얼굴보면 알어... 니가 더 늙었어..
  종민이 키가 180 넘겠네?

 

23:00 [email protected]: 아니 지금은 내보다 살짝 작다
  1Cm
  아마

 

 : 흠..

 

 [email protected]: 그리고 내가 더 늙었다니

 

 : 머리카락은 쫌 길었나?
  아빤 머리카락이 너무 빠졌어..

 

23:01 [email protected]: 벌써 3cm 나 자랐다

 

23:02 : 넌 지금 키가 얼마야?

 

 [email protected]: 딱 180 일껄
23:03  179.9라든지

 

 : 멋지다..
  이제 키는 되었네

 

23:05 [email protected]: 신발 신으면 기본 183이겠네
  내일 병원 가서 키를 함 정식으로 재보지

 

23:12 : 목요일 봐~ 방금 아빠가 종민이 한테도 문자 보내놨다.. 버스타고 오는 중이라네..

 

23:13 [email protected]: 알았다 그전에 세명이서 함 뭉치자는 뭔 뜻?

 

23:14 : 뭉쳐서 맥주나 한잔 하자는 거지... 스모크치킨 뜯으면서..

 

23:15 [email protected]: 하!
  그거 좋군!

...

...

...

오늘 지나간 Talk의 저장된 문자를 넘겨보다가

두어달 전 큰아이와의 문자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첫문장에서 갑자기 눈물이 핑 돌더군요..

그 문장 이후론 갑자기 내가 울컥해져서 일부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큰 아이는 학교를 가기 싫어합니다.

아니, 학교를 가기 싫어하는게 아니라 친구들과 선생님들과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싫어합니다.

동생은 사회생활에 아주 적극적이고 열심인데..

그런 부분이 더욱더 자기자신에게 자격지심으로 다가오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상태가 심해져서 두달전부터 학교를 휴학하고 집에만 있습니다.

 

저는 주로 외국에서 있는 시간이 많은 관계로 아이들의 얼굴을 자주 보기 힘듭니다.

한번씩 집에 들르면 애들하고 치킨과 맥주먹으면서 수다 떨어주고, 음악 들어주고, 같이 연주하고.. 영화 같이 봐주고.......

.... 그게 답니다..

 

얼마전 작은 아이가 나한테 문자가와서  "아빠! 형한테 신경조금만 더 써줘.. 난 안챙겨도 되니까.. 형이 요즘 힘든가봐.."

이 문자를 받고서.. 바로 보낸 문자가 위의 첫 문자였지요...

 

휴대폰의 작은 자판에 엄지로 하나씩 글을 누르면서 갑자기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내가 도대체 지금까지 이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고 무엇을 원했는가..

물질적으로 풍족했을지 모르지만 정신적으로 깊게 깊게 그 친구의 마음을 한번이라도 들여다 본적이 있었나..

 

피아노 치기를 좋아하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

지금 이글을 쓰는데 이어폰에서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가 나오는군요..

대부 3편 마지막에서 자기대신 총을 맞고 죽은 딸을 보면 절규하는 알파치노...

그때에 나오는 음악...

갑작스런 딸의 죽음에 그 독하디 독한 마피아의 대부가..

입에서 한마디 말도 못하고 입만 크게 벌리다가..

갑자기 울부짖는 외마디 비명... 그리고 혼절...

...

...

아들에게 숙제를 주었습니다.

아빠가 좋아하는 에반게리온의 주인공들과 초호기.. 그리고 진격의 거인의 주인공들을 그려달라고요..

틈틈히 그리고서 틈틈히 문자로 나에게 보내줍디다.. 사진을 찍어서..

한 이틀동안.. 팔푼이 처럼 그 그림들을 오유게시판에 올리기도 했어요..

아들팔아 베오베도 가보고...

...

..

아들을 대신해 죽을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

....

...

 

사랑해.... 종혁아...

 

인생은 성적순이 아니란다....

너하고 싶은대로 착하게만 살아가면... 아빠는 행복하단다...

...

...

 

절대로 이 게시판을 볼리없는 아이를 생각하면서..

머나먼 케이프타운에 혼자 앉아..

이런 넋두리라도 안하면... 너무 외로워서 안될것 같아요...

...

...

쫌 생뚱맞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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