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교황 방문을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중앙일보>의 기사로 떠들썩했다. "돈이 도네요, 고마워요 프란치스코" 라는 제목을 붙인 경제면 톱기사 때문이었다. 누리꾼들은 "교종 방한이 돈벌이냐" "생명보다 돈을 추구하는 언론사임을 드러내는 것인가"라며 질타했다.
교황의 방문이 미치는 긍정적 영향력을 일컫는 '프란치스코 효과'는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국내 언론들이 유독 '경제적 효과'를 노골적으로 부각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교황이 한국을 찾아 전하려 한 인간 존엄의 메시지에 앞서 '돈이 도는' 현상에 주목한 것은 중앙일보 뿐만은 아니다. 지난 8일, <이코노미 조선>의 "세월호 상처받은 한국경제 회복 기대"라는 제목의 기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방문이 세월호 사태로 침체된 내수 경제를 되살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로 시작해 "디지털 음향기기 회사 ○○○은 시복식 미사에 자사 스피커를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6월 초 주당 2310원대였던 주가는 7월22일 2685원으로 올랐다."는 문장으로 마무리됐다.
"이런 경제는 사람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증시가 2포인트 떨어지면 뉴스가 되고, 노숙자가 거리에서 죽어가는 건 뉴스가 되지 않는가. 어떻게 사람들이 굶어죽어 가는데 음식을 내다버리는 일을 참고 지켜볼 수 있는가" 같은 '어록'을 남긴 프란치스코 교황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후 '교황 마케팅'을 노린 유통업계의 기대감 등이 반영돼, "8월의 크리스마스 효과, 5500억의 축복"(아시아경제), "교황 방한, 침체된 한국경제 부활 계기 기대"(뉴스Y)을 비롯, "교황의 선택 ○○" "'5000억' 교황 모시기 전쟁" 같은 민망한 제목을 단 인터넷 언론사의 비슷비슷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물론 경제적 효과에 대한 분석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권력과 소유에 대한 갈망은 한계를 모른다. 이익 증대에 방해가 된다면, 환경 문제와 같은 망가지기 쉬운 것들이 시장 이익 앞에서 무력화된다. 이런 이념들은 소수만 부유한 경제 불균형을 초래하고, 국가가 공공선을 위해 통제를 행사할 권리를 거부한다"고 오늘날의 경제 현상에 대해 통렬한 비판을 가했던 교황의 메시지는 증발하고, '인기'만이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되는 형국은 '본말 전도'라는 비판도 거세다. 한 누리꾼(@soun****)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과 행동의 이유에 초점을 맞춰야지. 수행하는 차의 브랜드와 차종, 손목에 있는 시계의 브랜드와 모델/가격 등에 대한 내용만 부각시키려는 트위트를 보면 솔직히 중앙일보와 다를 바가 없다고 본다"며 치우친 언론 보도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