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선수들에게 FA(프리 에이전트)는 목표이자 꿈이다. 그동안 자신이 흘린 땀의 대가를 보상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자연히 FA 당해에는 좀 더 집중하고 열심히 뛰어 성적이 올라가곤 한다. 금지약물인 스테로이드를 맞은 것 같이 뛰어난 기량을 펼치는 것을 일컫는 'FA로이드'란 말도 나올 정도다. 그러나 올시즌 프로야구에서는 'FA로이드' 효과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성적이 올라가기는 커녕 지난해보다 더 떨어진 선수들이 많다.
◇풍성한 FA 시장, 하지만 성적은?
올시즌 FA 최대어로 꼽히는 선수는 강민호(28·롯데)다. 강민호는 지난 1월 일간스포츠가 9개 구단 단장·운영팀장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3명에게서 '가장 높은 몸값을 받을 선수'로 지목되기도 했다. 공수를 모두 갖춘 젊은 포수라는 점은 최고의 매력이다. 그러나 올시즌 강민호는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허벅지 통증으로 2군까지 다녀온 강민호는 올시즌 타율 0.238 1홈런 12타점에 그치고 있다.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이용규(28·KIA)와 정근우(31·SK) 역시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0년과 2011년,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던 이용규는 올시즌 2할7푼1리에 그치고 있다. 정근우도 주전으로 자리잡은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타율(0.252)를 기록중이다. 최근에는 장기였던 수비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우완투수 중 넘버 원투로 꼽히는 윤석민(27)과 송은범(29·이상 KIA) 역시 부진하다. 윤석민은 WBC 출전 이후 어깨가 좋지 않아 지난 3일에야 복귀했다. 지난해보다 출발이 크게 늦어진 상황. KIA로 트레이드된 송은범도 올시즌 8경기에서 2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7.11에 그치고 있다. 오승환(31)과 장원삼(30·이상 삼성)만이 각각 1승 8세이브 평균자책점 0.73과 4승 2패 평균자책점 3.18로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정도다. 이병훈 해설위원은 "WBC 출전으로 인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시즌 성적, 몸값과는 관계없다?
하지만 이들의 부진이 FA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활약이 이미 검증된 선수들이 대부분인데다 대다수 구단들이 올시즌 FA로 풀리는 선수들에 대해 재계약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 동안 외부 FA 영입에 인색했던 한화와 신생팀 NC도 FA 쟁탈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최근 들어 FA 선수들의 성적이 과거와 달리 좋다는 것도 FA에 대한 구단들의 의식을 바꿔놓기도 했다.
한 지방구단 관계자는 "강민호가 올시즌 타율 2할5푼을 친다고 치자. 그렇다고 몸값이 떨어지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큰 부상을 당하거나 몸에 이상이 있는 것만 아니라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FA 때문에 무리하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2013시즌 예비 프리 에이전트(FA)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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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팀) 201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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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롯데) 0.238-1-12 0.273-19-66
손시헌(두산) 0.206-0-13 0.246-5-31
이용규(KIA) 0.271-0-6 0.283-2-37
정근우(SK) 0.252-3-13 0.266-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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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KIA) 0-2-3-7.11 8-3-0-4.15
오승환(삼성) 1-0-8-0.73 2-1-37-1.94
윤석민(KIA) 1-0-0-2.70 9-8-0-3.12
장원삼(삼성) 4-2-0-3.18 17-6-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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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 기록은 타율-홈런-타점 순. 투수 기록은 승-패-세이브-평균자책점 순
*2013년은 14일 현재 성적
*국대 1,2번과 강민호에게 하는 말인듯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ec&sid1=107&sid2=213&oid=241&aid=00021330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