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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때 쯤 힘겹게 일어나
게시물ID : gomin_7136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리베메론
추천 : 4
조회수 : 35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5/29 16:43:16

뭘 먹을지 고민하다가

라면을 먹을까 밥을 먹을까 하다가

 

일단 주전자에 물을 끓이고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 블랙커피를 마시고

컴퓨터 앞에 앉아

 

오늘도 최대절전 모드였던 컴퓨터는

곧바로 인터넷창을 띄워

오사방, 네이버 메인, 네이버 카페 하나

 

오사방 한 번 새로고침

네이버 메인 새로고침

네이버 카페 새로고침

 

새로운 뻘글,

새로운 소식,

새로운 게시물

어제랑 별반 다를 것 없는

 

문득 비가 오면 산책생각이 간절

해가 쨍쨍하면 오히려 처지는 몸은

야행성인가, 올빼미인가

 

뭐 하는지도 모르고 시간은 흘러

소모적인 활동으로 지치고

생산적인 활동을 하자니

나태해진 몸뚱아리는 움직일 생각을 안 해

 

퇴근하고 오신 아빠가 사온 500캔 하나 마시고

슬그머니 저녁밥을 제끼고

끊임없이 클릭질

 

정신을 차리면 마트 문 닫기 한 시간 전

마트로 터벅터벅 큰 피처를 집어들고

집으로 돌아와 냉동실에 그대로 투척

 

스마트한 시계가 날짜를 넘기고

냉동실에 살얼은 피처를 꺼내와

다시 모니터 앞에 앉아 뚜껑을 따고

컵도 없이 벌컥벌컥 언제나 안주 없이

 

평소 같았으면 지새웠을 밤을

어정쩡한 술기운으로 잠을 청해

매일 꾸는 새로운 꿈들

블록버스터 스릴러 공포물,

오징어는 로맨스가 없습니다

 

비가 내리면 창문을 열어

창틀에 조그만 택배용 박스 두 개를

비가 튀어 들어오지 않도록 대어 놓고

빗소리를 들으며 음악 한 곡 반복시켜 놓고

 

노래방에 가고 싶다며

나 말고는 아무도 없는 방에서

칭얼칭얼

 

술 한 잔 하고 싶다며

나 말고는 아무도 없는 방에서

칭얼칭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락한 친구는

역시나 돌아오는 답변은 싫어

이젠 바뻐도 아냐

 

어떻게 끝내냐

A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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