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edia.daum.net/society/welfare/newsview?newsid=20140819100808635CJ제일제당에 근무하던 20대 남성이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본사 건물에서 투신해 숨진 채 발견됐다.
19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손씨(28)는 지난달 28일 오전 9시 15분쯤 CJ 제일제당 본사 건물 18층에서 투신했다.
당시 순찰 중이었던 보안 직원이 6층 옥상정원에 쓰러져 있는 손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서울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유서가 발견되지는 않았고 사인은 자살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 직원들 많은 오전 시간, 왜 손씨의 죽음을 눈치채지 못했나?
많은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던 오전 시간에 벌어진 손씨의 마지막 선택을 옆에 있던 동료들은 아무도 몰랐던 것일까.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고인이 매우 이른 시간에 출근했다"며 "자리를 비운 것에 대해 특별히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회사 내부에서도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며 "자세한 것은 경찰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 8개월 동안 CJ 직원 자살만 세 번째
지난달 초 CJ그룹에서 일하던 직원 A씨가 경기도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지난 1월에는 CJ제일제당 충북 진천공장에서 근무하던 고교생 직원이 기숙사로 사용하던 아파트 4층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유 족들은 김모(19)군이 직장 내 괴롭힘과 상습적인 폭행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김모 군의 친구가 받은 문자 메시지에는 "엎드려 뻗치라고 하고 힘들어서 좀 흔들리니까 신발로 머리를 밟았다" "이거 말하면 나 회사 못 다닌다더라" 등 그간의 직장 내 폭력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 남아 있다.
한편 CJ측은 부서원 간의 시비였을 뿐 사내 폭력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세 건의 그룹 내 자살 사건에 대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세 건의 자살은 어떠한 연관도 없다"고 말했다.
◇ 직장 내 우울증…주변 사람들 눈치 못 챌 수 있어
OECD 국가 중 8년째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한국에서 이름 있는 대기업에 종사하던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사 랑샘터 소아정신과 김태훈 원장은 "유서가 없이 자살한 사람의 경우 우발적인 선택일 수 있다. 자살을 시도한 사람을 만나 그 이유를 물어보면 '나도 모르게 손목을 긋고 있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울증이 있어도 정신과 치료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주변에서는 모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 원장은 "주변에서 알 수 있는 자살 예상징후로는 ▲지나치게 짜증이 는다 ▲갑자기 성격이 까칠하게 변한다 ▲능력이 출중한데도, 본인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승진에 실패했거나, 경쟁에서 뒤처지는 등 패배감을 느꼈을 때 우발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므로 주변 사람들의 면밀한 관찰과 예의주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회사측 또한 연이은 직원들의 자살에 대해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김 원장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언제든지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상담소를 사내에 설치해서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직원들의 고충을 덜어야 한다"며 "뿐만 아니라 우울증 예방과 치료에 관련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