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오늘까지 52사단에서 동원받고 막 집에 왔습니다 동원 내내 집에가면 언론사 방송사 및 대형커뮤니티 등에 군부대의 더러운 비리에 대한 글을 올리려했으나 시간이 가면서 정신적으로 많이 지치고, 간부들도 생각보다 잘대해주는 바람에 꼭 군시절 뭐같은 고참이 한번 잘해줄때마다 감동먹고 그간 나쁜일을 잊듯이 이번에도 첨에 당했을때만큼의 더러운 기분이 많이 사그라들었네요 그래도 사실은 사실인지라 누군가에게 하소연은 하고싶네요
18일 아침 출발전에 전투복을 입다가 그새 살이 많이 찐바람에 요대가 너무 꽉끼게 되었더군요 하고가려니 배가 터져버릴거같고 까짓거 입소식때 개인장구 차고있으면 가려질거고 일조점호때도 어두우니까 안보일테니 공식적인 행사(점호도 행사라죠)자리에서는 요대가 없어도 될거같애서 그냥 놔두고 갔습니다 설마 전투복도 아니고 전투화도 아니고 요대가지고 퇴소조치는 안시킬거같았어요
영내에 들어간후 신분확인 하는데 모 간부가 요대안하고 왔냐면서 어딘가를 가리키며 '저기가면 아토스차량이있는데 군장점이다 거기가서 요대를 사오셔야한다'하길래 굳이 새로살 필요야있나 안가져온건 잘못이긴한데 그냥 넘어가면 안되냐, 사야한다 안사면 퇴소조치니 사는게 나으실거다 하는등의 실랑이를 짧게 하다가 그냥 사왔습니다 3천원에요
만약 그 군장점 마저 없었고 '요대없으니 퇴소하십시오' 했으면 정말 울고불고 매달리며 어디가서 사올게요 퇴소는 제발 삼가좀요 하고 부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이미 요대를 안가져왔으니 일단 잘못은 저질러진거고 거기에 대해서 부대차원에서 할수있는 실행 가능한 대안에 대해서 혼자 생각해보니 1. 그냥 눈감아주기 2. 낡은 요대(혹은 고무링 등 소소한 기본 복장)몇개 보유한채 혹시모를 상황에 대여해주기 3. 군장점을 영내에 들여놓고 팔기
1번이 불가능할 상황은 요대는 군인에게 필수불가결한 존재이고 전쟁발발시 집결지에 요대없이 온것은 오지 않은것과 매한가지며 실제 전시에 그런 군인이 있다면 어차피 없는 존재와 마찬가지니 집으로 쫓아보내던 총살을 시키던 할수있다 그러므로 전시에 준하는 동원훈련에 요대없는 병사는 퇴소이다
2번이 불가능한 상황 부대내 낡은 요대라는건 있을수가 없다 요대는 보급품이고 각개병사가 자기것을 쓰다가 그대로 가지고 전역해서 나가니 부대에 있을수 있는 요대는 오직 신병에게 보급할 새요대 뿐이다
그러므로 대안은 3번뿐이다
이런 알고리즘으로 영내 군장점이 들어서게 된걸까요 아아 과연 그 군장점은 민간인이 운영하는지 군에서 운영하는지 궁금하네요
초등학교 운동회도 아니고 어떻게 민간인에게 영내에서 장사를 하게끔 허가를 해준건지 그에대한 댓가를 받은건지 저는 알수없네요 만일 군에서 운영하는 군장점이라면 군에서 민간인에게 보급품을 가지고 상거래를 하는건 적법한건지도 의문이구요
정말 처음엔 상황이 너무 어처구니 없어서 어디 신고라도 하고싶었으나 지금은 그런생각 다 날아가 버리고 이글 빨리 끝마치고 남은하루 게임이나 하고싶네요 위 부대에 훈련가실 예비역분들 참고하시길 바라겠고, 요대를 안하고 간 저의 정신상태를 타박해도 반박은 않겠으나 욕설은 자제하고 고운말로 타일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