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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단식이 드러낸 새정치 연합의 민낯
게시물ID : sisa_5464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화나이글
추천 : 17
조회수 : 865회
댓글수 : 48개
등록시간 : 2014/08/22 11:13:33
김용민 피디 사설입니다....
 
http://news.kukmin.tv/news/articleView.html?idxno=6280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단식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간에는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의 극한 투쟁인데 당론이 바뀌지도 않으며 변변한 동조자마저 없다. 문 의원의 현실이다. 문 의원의 지금 행보는 당론에 배치되는 독자 행동일 뿐이다. 문 의원에게 단식 대신 의정활동으로 세월호 진상규명을 도모하라는 주문도 있다. 그 요청을 수용해 여의도로 돌아간들, 그의 발언, 행보에 힘이 실릴까. 문 의원 동조 단식은 최선은 차치하고 최후의 선택으로 보인다.  
한 다리 건너서 지켜봤으나 지난 대선도 다르지 않았다. 명망가 집단과 문 의원을 지지하는 국회의원 당직자 몇몇만 움직였다. 이런 오합지졸 군단으로 총체적 관권, 당권, 장악당한 언론이 결합된 새누리당에 맞서 이긴다는 것은 천운과 기적을 기대하는 것에 다름 아니었다. 선거운동만 이런 게 아니다. 18대 대선 당일 저녁 6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야당 개표 참관인 상당수는 하는둥 마는둥했다. 이튿날 새벽까지 무슨 사달이 벌어졌는지 국민은 물론, 참관인 완장 찬 그들도 모른다. (이건 매우 중요한 문제다. 개표소에서 100장 중 남의 표 3장을 박근혜 표로 슬쩍 분류하는 식의 농간이 작동되면 1,2위가 바뀔 수 있는 문제니.) 그래서 문 의원이 초라해보인다. 
 
문 의원의 단식은 야당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다. 김한길 대표 취임 이래 웬만하면 안 싸우고, 대부분 합의해주고, 부당한 공세에 쩔쩔매고. 이런 '착한 야당'이 초래한 것은 민주주의 후퇴, 언론 장악, 공공성 실추, 민생 파탄 그리고 여당 승리 아니었던가. 새누리당에 대한 반대를 '2번' 투표로 표출한 유권자들. 대체로 보면 특정인에 희망을 걸다가 절망하면 또 다른 사람을 대안으로 찾는 관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대안은 없었다. '진보' 문재인 대신 '보수' 안철수에, '온건' 김한길 대신 '선명' 박영선에 기대를 걸었지만 곧 실망한다. 문제는 개인이 아니다. 구조다. 단언컨대 이런 야당으로는 총선, 대선 가망없다. 이런 엄중한 현실인식이 야권 지지자에게 필요하다.
 
총선 패배 책임자가 무슨 자격 있다고 떠드는가 할지 모르겠다. 그래. 통감한다. 그래서 지역위원장 자리를 내놓았으며 탈당했고 정치를 그만뒀다. 그렇다면 그 이후로는 조금이라도 좋아져야 하지 않나. 대선은 자기 당 사람도 아닌데 이정희 대표 탓에 패한 것으로 규정됐다. 최근 7.30재보선 패배 책임은 갓 배지를 단 권은희 의원에게 전가됐다. 물론 당 보고서 어디에도 특정인 책임론은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조중동이 대언해줄 뿐이다. 그런데 이는 곧 정설이 된다. 이런 식으로 조중동은 야당의 반성 기회를 앗아가고, 야당은 선거책임론을 면피한다. 불온한 공존 공영의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는 것이다. (야당의 아침 회의 때 "오늘 조중동 봤느냐"며 벌벌 떨며 설레발 떠는 이들, 아직도 상당하다. 이게 그 시스템의 일면이다.)  야당은 그렇게 면피한 자들이 짠 얼개와 꾀로 다음 선거, 또 다음 선거를 치렀고 치를 것이다. 그렇게 해서 승리의 꽃다발을 새누리당에게 안겨줬고 줄 것이다.
 
문제점은 또 있다. 얼마전 정봉주 전 의원에게 '왜 당에서 복권 노력을 안 하느냐'고 물으니 "(당에서) 내가 정치하는 걸 바라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답이 돌아왔다. 당을 위해 BBK 진상규명을 외쳤고 감옥에 다녀오기까지 했고 책임있는 모든 사람들이 정봉주를 구출하겠다고 했건만 지금은 누구도 안중 밖이다. 한 친박 여당의원이 "내가 대통령에게 정봉주 복권을 요청하려 해도, 야당에서 푸시하는 사람이 없으니 나혼자 말하기 그렇다"라고 했을 정도다. 
 
정치력은 고사하고 줏대도, 의리도 없는 새정치연합. 야당 뜯어고치지 못하면 희망이 없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1일 "여야 합의된 특별법안을 반대하는 유가족이 130명 정도 된다하니 130명의 새정치연합 의원이 1:1로 붙어서 설득하라"고 야당에 '지침'마저 내렸다. 이쯤되면 '새정치민주연합'이 아니라 '새누리하청연합'이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세월호 참사 유족에게 "우리가 실력 없는 탓"이라고 했다. 실력 없으니 너무 기대하지 말라는 이야기인가. 모진 여당 탓만이 아니라 강한 야당 부재로 자식 잃은 부모의 40일 단식이 촉발됐다. 죽은 야당의 시대. 의정으로 풀 수 없는, 풀기에는 너무나 무기력한 당의 한계가 대권주자 문재인 단식으로 표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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