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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게시판에 올라온 일베에 관한 글
게시물ID : freeboard_6877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야숭이
추천 : 0
조회수 : 39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5/31 03:16:39

학교 게시판에 좋은 글이 올라와서 올려요

오유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글의 핵심 주제는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입니다.

 

http://ilbe.coroke.net/

 

아까 야숭 님이 올리신 글에도 이 관련 기사가 있었습니다.
일베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와 주요 키워드를 순위 메겨 정리한 페이지죠.

일베가 거대한 사이트인 것도 알고,
그 안에 dc와 비슷한 소게시판 형태의 커뮤니티가 존재한다는 것도 압니다.
dc가 막갤 코갤의 활약으로 아주 욕을 대차게 쳐먹던 시절에도
식물갤은 평화로웠고 하우스갤은 자막 올리고 공구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갸들이 남의 신상을 털든지 말든지 서로 고소를 해대든지 말든지.

결국 중요한 건 dc 밖으로 나가던 인원들이 dc의 이미지를 결정지었다는 겁니다.
전 커그라는 판타지 소설 커뮤니티를 거처로 삼고 있었는데,
판갤에서 정말 쿨타임 돌 때마다 공격을 오더군요.
난 그 인간들이 누군지 뭔지도 모르고 왜 하는지도 모르겠는데 그냥 당했습니다.
게시판이 테러 당하고 순식간에 '존댓말하는 가식 쩌는 인간'으로 몰리기 일쑤였죠.
내가 왜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 꼭 반말을 해야 합니까.
전 요새도 미드 자막 받으러 dc 가서도 반말 안 씁니다.

넥센 팬인지라 야구 커뮤니티를 찾다가 정착한 엠팍에서 논지
한 2년 즈음 된 거 같고 그 안의 자유게시판인 불펜엔 1년 즈음 논 것 같군요.
거긴 커그에서 겪었던 경험을 야갤하고 하고 있었습니다.

여튼 간에, 인터넷 커뮤니티 뿐만 아닌 어떤 집단을 규정할 때에는
그 집단 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케이스를 기준으로 삼기 마련입니다.
더불어 그게 그 집단 인원의 공통적인 화제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위 사이트를 들어가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전 일베 내에서 모두가 노무현을 까고 광주를 모독하고 여성을 비하하는 건 아니라는 주장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페이지에서 키워드를 클릭하면 그 관련 단어를 다시 순위대로 출력해줍니다.
순서대로 눌러 보세요.
이게 일베라는 사이트의 '주류'입니다.

예컨대 중요 키워드에서 5위에 랭크된 '광주'의 관련단어 순위는 아래와 같습니다.
'라도', '새끼', '홍어', '광주', '전라도'......
전 대체 어떤 특정 사이트가 이렇게 광주에 관심이 많을 수 있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여기가 광주시청 사이트였나요.

전 이러한 키워드들을 죄다 피해서 일베질을 하실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뭐 그 안에도 마치 식물갤과 같은 청정구역이라도 있는 걸까요.


전 사실 일베가 딱히 그렇게 새로운 무언가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전두환 빨고 민주화 운동 비하하는 것들은 정사갤에 몰려 살았고,
신상 털고 지들끼리 분탕질치는 거 좋아하는 놈들은 코갤 막갤로 놀러갔고,
아니면 뭐 노노데모니 그런 사이트들도 있었죠.

일찍이 피죤 회장은 전라도 출신은 부모가 전라도 출신인 케이스까지 포함해 뽑지 말라고 했고,
삼성 창업주 이병철은 전라도 출신은 믿을 수 없으니 뽑지 말고 쓰더라도 요직에 올리지 말라 했다더군요.
일베의 레토릭은 최근 들어 생겨난 게 아니라,
이전부터 사회 뒷편에서 그네들끼리 해오던 이야기가 장소와 세대를 바꾸어 드러난 건지도 모르겠어요.
일베에서 '부모님이 전라도 것들 뒷통수 때려 못쓴다라고 했다' 는 말이,
거짓이 아닐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제 주변에 한명도 없었다고 해서 그런 이들이 존재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단 거죠 뭐.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일베는 참 잘만들어진 사이트입니다.
사이트 구조가 직관적일 뿐만 아니라, 외부 사이트(예컨대 네이트) 등에 영향을 주기도 쉬워요.
이 일종의 '집단지성'은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게시물을 사이트 최전면에 배치하고,
새로운 일베가 등록될 경우엔 오른쪽 아래에 팝업도 뜨고,
그렇게 만들어진 트렌드는 또다시 사람들을 그에 노출시켜 세를 넓힐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선택된 트렌드를 '좌표 찍어' '공격'가기도 쉽습니다.
스노우볼링이 아주 자연스럽게 일어나게 잘 설계되어 있어요.

중요한 건 일베에서 노는 사람들 하나하나가 얼마나 거기에 물들었는지,
그 개개인의 인성이 어떤지 그런 게 아니에요.
저 사이트가 얼마나 어떤 주제에 천착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용자들에게 빈번하게 노출되게 설정된 내용들이 어떤 건지 하는 거죠.

 아 그리고, 커뮤니티는 결국 자기가 선택할 수 있는 소비재입니다.
제가 엠팍(정확히는 엠팍 불펜)을 한다는 건 거기에서 논다고 해서
누군가가 저를 허세킹으로 속단할 가능성을 껴안고 가겠다는 묵시적 의사의 표시죠.

우리는 똑같은 선택을 매일 아침 옷 입을 때도 하고,
점심을 어디서 누구랑 먹을지 결정할 때도 하고,
수업 시간에 질문을 할 지 말 지 고민할 때에도 합니다.
크게는 어떤 직업군을 선택할 지, 어떤 대학 어떤 과를 갈 지 선택할 때에
우린 이미 그 리스크로서의 '시선'들을 받아들였어요.

일베를 접속한다는 이유만으로 일베ㅊ으로 몰려서 사냥당하는 분위기가 너무 싫으신가요.
일베에 대한 사회 인식을 바꾸거나(개인으로서는 힘들겠죠),
그 이유로 자기를 멸시하려 드는 상대방을 설득해보세요.

아니면 아주 쉬운 방법으로는 다른 집단으로 소속을 옮기는 수가 있습니다.
다행히도 이건 뭐 따로 수능 보고 원서 접수해야 하는 성질의 것은 아니더라구요.


아, 마지막으로 덧붙여서 저라면 주변 누군가 거리가 애매한 사람이 일베한다고 하면 관심을 끊을 거 같네요.
나름 친분이 깊다고 한다면.... 이야기를 해봐야겠지만요.
하나의 판단기준으로서는 충분히 작동하고 있다 보네요.

같이 노는 고등학교 친구 중에는 '히틀러가 과도하게 욕 먹는 거 같다'라고 하는 플라톤주의자도 있는 판이라서요.

 

 

출처: 서강대학교 사랑방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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