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진해에 NC의 야구장 신축을 강행하려는 통합창원시에 '부지 재검토'를 통보했다. 야구계와 고고학계에 이어 정부까지 나서 새 야구장 부지의 적합성에 문제를 제기한 셈이라 창원시의 대응이 주목된다.
◇"시민·야구계와 합의하라"
안전행정부(전 행정안전부)는 지난 3월18일 창원시에 "NC의 신축구장 부지인 옛 진해육군대학 터를 반대하는 시민사회와 야구계를 설득해 합의를 하라"며 지방재정중앙투융자심사 재검토 결정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지방재정중앙투융자심사란 300억 원 이상의 사업을 진행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정부 지원금(전체 사업비의 30%)을 받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절차다. 만약 이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지방자치단체인 창원시는 중앙 정부의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야구장을 지어야 한다.
국비를 보조받지 못할 경우 창원시는 야구장 신축에 큰 난관을 맞게될 전망이다. 창원시의 2013년 국고 예산은 8032억 원으로, 그 중 야구장 건설비는 약 1280억 원에 달한다. 예산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창원시가 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야구장을 짓기는 어렵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 관계자는 "야구장 신축과 같은 대규모 사업에서 중앙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시의회에서 관련 예산을 통과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합의 없으면 국비 보조 못 받아
지방재정중앙투융자심사의 주체인 안전행정부는 지난 2월13일 NC 구장 신축에 대해 문화부 측에 의견을 구했다. 문화부는 '창원시가 야구장을 신축하려는 옛 진해육군대학 부지는 NC와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 팬들이 반대하는 장소다. 설득 과정을 거쳐 이 부지를 사용해도 된다는 합의를 한 뒤 재심사를 받으라'며 재검토 의견을 냈다. 안전행정부 역시 같은 요지의 공문서를 창원시측에 전달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프로야구와 야구장은 기본적으로 시민들과 참여 주체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실무 의견이다"라며 "정부는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다. 그러나 야구의 주체인 창원시민과 NC, KBO, 언론의 원만한 합의가 이뤄져야 정부 예산을 반영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구장 부지
창원시는 지난 1월 육군대학부지에 NC의 새 야구장을 짓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야구계와 시민사회는 새 부지를 반대해왔다. 구 마산이나 창원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져 흥행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창원시가 2010년 프로야구단 유치를 위해 위해 KBO에 약속한 완공시한(2016년 3월)을 지키기 힘들어서다. 육군대학부지는 현재 국방부 및 해군 소속 땅으로 창원시가 야구장을 지으려면 2014년 11월까지 해군관사 500세대를 지어야 한다. 야구장을 짓는 데 통상 2년여의 시간이 걸린다고 볼 때, 2014년 11월 이후 착공을 하면 완공 시한을 지키기 어렵다. 최근에는 창원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고고학자들이 "육군대학부지에 가야시대 패총(조개무덤)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NC의 한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재검토 판정을 들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창원시 측에서 이전과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거나, 원만한 합의를 위한 특별한 제스처는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보공개청구도 거부 전망
한편 창원시는 KBO의 신축야구장 선정 과정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15일 거부 의사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KBO는 지난달 23일 창원시에 NC 신축야구장 부지 선정과 관련한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했다. 창원시가 정보 공개 거부 의사를 밝힐 경우 KBO는 이의 신청,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을 고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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