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솜씨가 음슴으로 음슴체를 씀
누구나 살다보면 다른 이에게는 심각한 상황이 나에게 참을 수 없는 웃음포인트가 되는 경우가 있음.
얼마전 공게에 한 어린이가 집에 혼자 있다가 전기콘센트에 코드가 분해된 채로 꽂힌 것을 뽑으려고
펜치를 찾았지만 어머니가 출근 전에 숨겨둔 덕분에 무사했다는 이야기를 읽고 감전에 대해 생각함.
그러다 뜬금없이 과거의 일화가 떠올라 혼자 키득키득 거리다가 실력없는 글솜씨지만 이렇게 글을 씀.
때는 고등학교 1학년 여름의 일이였던 것으로 생각됨.
그때 우리반은 복도 끝의 계단 옆이라 다른 반들 보다도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 노는 일 들이 많았음.
어느날 어떤 녀석 하나가 화재경보기가 달린 소화전 철문을 열어서 놀더니 어떤 쇠붙이를 만지면
전기가 오르는 것을 발견하고는 장난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 몇명 꼬셔서 신기한 것이라고 하면서 한 번씩 만져보게 함
지금 생각하면 위험한 짓이였지만 뭐 재미있는 것 없나하면서 언제나 눈에 불을 켜고 다니던 그 학생들에게 그 것은
그 당시 쉬는 시간을 때울 일회용성의 하나의 재미거리였음.
속여서 만진 애들은 우왓! 하면서 깜짝 놀라고 옆에서 그걸 보는 이들은 재미있어하고...
아무튼 그러다가 그 중에 제일 까불거리는 놈이 다른 반 친구 한명을 데리고 와서 이거 신기하다고 한번 만져보라고 함.
눈치가 빠른 다른 반 녀석은 싫다고 버티고 까불거리는 놈은 자기 생각 대로 안 되니까 옥신각신 한번만 만져보라고 닥달을 함.
그러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을 했는지 버티는 다른반 아이의 손을 잡아서 억지로 갖다대는데..
눈 앞에서 까불이와 억지로 끌려서 손을 대는 아이 두 녀석이 갑자기...
...와다다다다다..
...동시에 댄스배틀이라도 붙은 듯 불장난댄스 자세로 1~2초간의 격렬한 팝핀춤을 추기 시작함...
...다행히도 조그마한 단추만한 쇠붙이라서 금방 손이 떨어졌고...
과장 조금 보태서 두명 다 원래 중간길이의 생머리였는데 2초사이에 머리가 호일펌이 됨..
주변에 다른 애들은 다들 놀라서 괜찮냐고 하는 상황인데 그 모습을 정면에서 본 나는 머리로는
걱정이 되지만 조금전의 격렬했던 불장난 팝핀의 춤사위가 눈에 아른거려서 참다참다 고개를 숙이고 눈물이나
도저히 그 자리에 있다가는 뿜을 것 같아 내 책상자리로 가서 고개묻고 엎드려 꿈틀꿈틀...
억지로 웃음 참느라 기도랑 폐가 터져 죽는 줄 알았음..
다른 일은 중학교 2학년 겨울...
체육시간은 다들 아시다시피 할 것 없으면 자유시간인 것임..
겨울이라 체육선생이 할 것 없으니 축구나 하라고 공 던져주고 선생본인은 따뜻한 곳 찾아 어디로 사라졌음.
하지만 겨울의 추위도 축구의 열정으로 타오르는 남학생들을 막을 수 없음.
한창 뛰다가 잠시 숨 고른다고 멈추면 모두 진격의 거인 베를로트가 되어 온 몸에서 증기가 대놓고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그런 날씨.
그 때 우리반에 축구 진짜 잘하는 학교 축구부 골키퍼겸 주장이던 친구가 있었음.
혼전 중에 골이 데구르르 그 친구 앞으로 굴러가게 되었는데
이 친구가 모두들 앞으로 전진하라고 소리를 치면서 공을 뻥 차겠다는 신호를 멋있게 보냄.
그리고 상대편 골대 근처까지 날리겠다는 각오로 굴러오는 공을 향해 도움닫기!!!
.......까지는 멋있었으나 굴러오는 공이 바로 앞에서 불규칙으로 '심장이 바운스~바운스~' 하는 바람에
헛발질과 동시에 디딤발로 공을 밟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학선의 신기술 '양3'을 선보이면서
착지실패...(움짤로 간간히 보이는 아스널 시절 반페르시 헛발질보다도 난이도가 높음)
겨울의 꽁꽁 언 흙바닥에 머리 뒷통수를 멀리서 봐도 (소리는 안 들렸지만 의성어를 갖다 붙히면) "뻐억!(해골x10)"
이 상상이 될 정도로 심하게 부딪치고 데굴데굴 구르는데...
내가 미쳤나 봄...
심각한 상황인데 또 웃음이 나서 진심으로 너무나 진심으로 너무나 걱정이 되었지만
뒤로돌아서 몸을 숙여 꿈틀거리며 교회 안 다니는 내가 귀동냥으로 줏어들은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며 다만 악에서 구하옵서서'를
반복으로 외움..
마지막은 초등학교 4학년때인데..
3학년 마치자마자 1년간 아버지 직장때문에 대전에 전학을 간적이 있음.
그 곳에서 만난 친구랑 같이 곤충채집한다고 잠자리채를 들고 강으로 들로 뛰어다님.
기억이 가물하지만 가다가다 탄천이 흐르는 곳 옆에 공중화장실에 잠시 들림.
화장실 뒤로는 내리막언덕. 화장실 손닦은 물같은 것이 탄천으로 흐르게 되었는지 빗물 수로 였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7 미터정도 되는 미끄럼틀 같은 수로가 있었음
물이끼가 잔뜩 껴있어 보기에도 미끄러워 보였음. 친구 이 녀석이 풍뎅이 한마리를 워터 슬라이드 태워준다고 수로로 던짐.
하지만 무엇인가에 걸려서 20cm도 못내려가니까 발로 쳐서 떨어뜨린다고 수로에 발을 내림...그 순간!!
미끌어짐과 동시에 본인이 직접 풍뎅이 대신 워터 슬라이드를 타고 탄천으로 내려가 버림....그 것도 배를 바닥에 덴 채로 뒤로!!
순간 멀어져가는 그 친구의 눈빛이 아직도 눈에 선함(눈빛에는 당혹 그 이상 다른 어떠한 감정도 없었음)
계속 미끌어져 갈 것 같았던 그의 모습도 뒷통수가 수로 끝에 있던 돌뚜껑에 부딪치면서 멈추었는데
여기도 별 소리는 안 났지만 느낌상 "뻐억~!!(해골x10)" 였던 것으로 생각됨.
이때는 나도 너무 놀랐고 어린 나이라서 웃을 수는 없었지만 그 친구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언덕을 되돌아 올라오면서 중얼거리던
말을 그 이후에 생각만하면 피식웃게됨.
아마 그때 당시 머리에 큰 충격을 받아 기억상실에 걸렸다라는 만화라던가 영화를 본 듯함....
온 몸이 물 이끼로 지저분하고 울듯말듯한 얼굴로 기어올라오면서 하던 말이...
"우리 아빠 성함은 최아무개, 우리엄마 성함은 박아무개, 누나 이름은 최아무개, 우리집 강아지 이름은... 우리집 주소는 무슨 아파트 몇동 몇호
우리집 전화번호는 몇국에 몇몇몇몇......." 등등을 외우더니 기억상실한게 없나 봄...
하지만 아직도 뭔가 성에 안 찬다는 듯이 이번에는...
"이일은 이, 이이는 사, 이삼은 육, 이사팔........."
옆에서 걱정하는 나는 놔두고 혼자서 열심히 구구단을 그것도 이단부터 무려 구단까지 외우는 것이였음....
구구 팔십일까지 하고나서 만족했는지 그제서야 훌쩍훌쩍하면서 울기 시작했고...
그때 지나가던 군인(?)... 족구를 했는지 국방색 런닝에 빨간 반바지입은 까까머리 아저씨들이 땀 씻으러 화장실 왔다가
애들 둘이 한명은 울고 한명은 멘붕인 상태보고 와서 병원에 데려다 주었고 친구는 병원에서 뒷머리 7바늘 꼬맴.
지금 생각해보면 옛날이 재미있었고 그립네...
보고 싶다 친구들아..
그땐 미안했다! 마음으로는 정말 걱정했어!
예전이 그립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