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아!
이리저리 오유를 보다가 그리웠던 옛 친구를 찾았다는 글을 봤어,
문득 니가 생각나더라 -
너무 오래전이라 한결이라는 니 이름이 맞는지도 가물가물하고,
너와 내가 함께 보냈던 그 예쁜 기억들이 실은 내가 만들어낸 환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 슬퍼질 정도로 오래된 추억이지만,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들이 언제였지?
초등학교 입학 전이니깐,, 7살 정도 였나보다.
아파트 앞 우거진 나무 숲에서 붉은 꽃잎이랑 푸른 풀잎을 돌로 찧으면서 손을 물들이고
너는 아빠 나는 엄마 하며 흙담긴 그릇의 밥을 맛있게 먹는척 했지.
넘어졌는지 손바닥에 상처가 난 너에게, 내가 어디서 뭘 봤는지 풀잎을 찧어 상처위에 올려줬었어-
그렇게 하면 니가 빨리 낫을수 있을꺼라고 생각했거든, 아프지 말았으면 했으니깐
내가 이사가던날, 우리가 뭘 했는지 기억나?
우리 타임머신 묻었잖아- 동그란 통 안에 각자에게 소중한 물건 하나씩을 담고 고사리 손으로 흙을 파서 묻었었어.
언젠가 우리가 커서 어른이 되서 다시 만나면 그때 열어보자고, 꼭 다시 만나자고-
실은 나, 몇년전에 찾아가봤어.
위치도 기억하고 있었거든, 아파트 도로 옆 벤치아래. 나중에 우리가 찾기 쉬운 장소에 묻자며 정한 장소였어.
없더라-
어린 손으로 묻었던지라 너무 얕게 묻어서 일까?
우리가 이렇게 훌쩍 커버린 시간동안 무수히 많이 내린 비바람때문에 땅속에서 밖으로 나온 우리의 추억상자가
누군가의 손에 의해 없어졌다고 생각하니 정말 아쉬웠어.
정말 후회됐어, 조금만 더 일찍 와볼껄 ,, 그랬으면 찾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
우리를 그 자리에 묵묵히 기다렸을 타임머신한테 너무 미안했어.
자신을 열고 옛 이야기를 나누며 웃을 우리의 모습을 타임머신도 기다렸겠지? 언젠간 그런날이 올꺼라고 믿으며 말이야.
내 오랜친구 한결아.
실은 널 문득 기억해 낸게 아니야. 넌 항상 내 마음속에서 항상 자리하고 있었어
잊은적이 없었어-
너무 아름답고 눈이부셔서 실제 나에게 있었던 일이라 믿기지 않을정도인데 어찌 잊겠니
나 만큼 너도 우리의 추억이 아름답게 남아있니?
나 기억은 하고 있어?
고마워, 나한테 이렇게 소중한 추억을 남겨줘서
일이 힘들고, 사람들한테 지치고, 사랑에 다쳤을때 이 추억이 얼마나 힘이되는지 알까
아, 나도 이렇게 순수하고 맑았을 때가 있었지- 하며 기억을 더듬다 보면
슬며시 미소가 나고 가슴이 따뜻해 져,
나도 남 부럽지 않은 나만의 보물을 가지고 있는것 같아서.
내 첫사랑 한결아.
우리가 뛰어놀던 그 푸른 숲만큼 주변의 나무가 푸르게 변했어. 완전 여름이다 -
그치만 아직 밤이랑 낮이랑 기온차가 크니깐,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고
무슨일을 하든 다 잘 될테니 너무 걱정하거나 슬퍼하지말고
항상 행복하고 사랑받길바랄께.
언젠간 꼭 다시 만나자.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