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인근 아부그라이브 수용소에서 미군들이 이라크 포로들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사진들이 전세계를 경악시킨 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인이 잔인하게 참수당하는 비디오 장면이 알카에다 관련 웹사이트에 공개됐다. 이라크 포로 학대사진들이 아랍계 신문 1면을 장식했던 것과 똑같이 이 처형 장면은 11일 미국 언론에 일제히 머리기사로 실렸다.
이 비디오에는 검은 스키 마스크를 쓴 남자 5명이 서 있고, 그 앞에 주황색 옷을 입은 한 남자가 앉아 있다. 이 남자는 자신이 펜실베이니아에서 온 니컬러스 버그라며 자신의 부모·형제 이름을 댔다.
스키 마스크를 쓴 남자는 "우리는 미국 행정부에 이 인질을 아부그라이브에 있는 일부 수감자들과 교환하자고 제의했으나 그들은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당신들에게 아부그라이브와 다른 곳에 있는 이슬람 남녀 신도들의 품위는 피와 영혼에 의하지 않고는 회복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서 "당신들은 이런 방식으로 살해되는 (사람들의) 관(棺)들 외에는 우리한테서 아무것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쓴 남자들은 성명을 낭독한 뒤 희생자가 비명을 지르는 가운데 "신은 위대하다"고 외치며 그의 목을 벤다. 그리고 카메라 앞에 그의 목을 들어 보인다.
이에 앞서 국무부는 미국인의 시체가 바그다드에서 지난 10일 발견됐으며, 그의 신원은 펜실베이니아주의 니컬러스 버그(26)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버그는 군인이나 국방부의 민간 직원은 아니라고 국무부는 말했다.
문제의 웹사이트는 버그를 살해한 자가 이슬람 테러단체의 우두머리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였다고 말했으나 테이프의 목소리가 그의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