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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생각나서 올려보는 내 친구 얘기
게시물ID : panic_490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락스
추천 : 10
조회수 : 120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5/31 23:26:51


요새 친구 시리즈가 많아서 용기가 났으므로(?) 내 친구 얘기도 한번 올려 봄

이 친구와 처음 만난건 고1때였는데 그때 같은 동아리를 들면서 친해지게 됨

사실 고1때는 만나면 노는친구 ㅎㅇㅎㅇ 이 수준이었는데 고2때 같이 인제로 문학캠프를 가게 되면서 친해짐. 

그때 같이 가게 된 다른 친구(둘을 차례대로 a.b라고 칭하도록 하겠음)와도 친해져서 셋이서 글을 쓰러 다님.


근데 이 a라는 친구는 뭔가 좀 감이 좋음. 

진짜 무당처럼 길가는데 귀신이 보이고 이 수준은 아니지만(물론 몸이 허해지면 미친듯이 본다고 함)
감이 진짜 너무 좋음. 같이 친하게 지내면서 얘 때문에 소름끼친적이 수없이 많음.

물론 나와 a,b는 다 꽃다운 여고생....은 아니고 그냥 여자 고등학생에 책 읽는거 좋아하고 조용히 지내는 애들이기땜시

큰 위험을 겪어본 적은 없음. 병신짓은 많이 하고 돌아다닌 거 같은데 쩝



이 친구는 어렸을때부터 비범했음.

자기 말로는 어렸을때 신동이었다 함. 에라이 등시나 ㅎㅎ 하고 넘겼는데 생각해보면 사실인 거 같음.

얘가 초등학교 3학년 때 꿈을 꿨는데 자신이 이상한 공간에 서 있었다고 함.

걔가 묘사하기로는 자기가 넓은 복도? 같은 곳에 있고 양 옆에 의자랑, 위에 버스 손잡이가 달려 있었고 사람들이 가득 타 있었다고.

즉 지하철이었음. 근데 얘는 지금 우리가 사는 곳에 어렸을 때 부터 지낸 토박이였을뿐더러 

강원도에 그 옛날 지하철이 있을 리가 없었음. 친구는 꿈에서 '이상한 데 버스 손잡이가 있으니 차나 버스 같은 거겠다'라고 지레짐작함.

그게 덜컹거리면서 어딘가를 계속 가고 있는데, 양쪽에 빼곡하게 탄 사람들이 미동도 안 하고 앉아있으니

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고. 


근데 점점 앞이 뿌얘지면서 공중에 영어 글씨 같은 게 막 떠다녔다 함

막 영어를 배웠던 내 친구는 우와 영어다 영어 기억해뒀다 물어봐야지! 이 생각을 하면서 계속 영어를 읽었다 함

그리고 꿈에서 깼는데, 깨자마자 엄마에게 

"엄마. 씨 오 하고 숫자 2가 뭐야?"라고 물어봤다고.



그리고 그 날 대구지하철 참사가 일어났음.

그 때 친구는 지하철이라는 것도 전혀 몰랐을 뿐더러 Co2가 뭔지 전혀 몰랐다고.




그리고 이 친구 A는 타로카드만 잡으면 애가 무적이 됨. 

평소에는 그냥 감 좋고 예민한 친구 정돈데 타로만 잡으면 천기누설자요 예언가가 되는 애임.

그래서 난 이 친구에게 타로를 잘 보지 않음(쳤는데 안 좋게 나오면 그게 백퍼 맞음)

내가 이걸로 돈이나 벌어볼텨?ㅎㅎ 해서 둘이 타로 쳐서 그날 수입만 오만원이 넘었음. 두 시간 쳐서.

물론 현금이 아니라 매점에서 파는 과자나 빵 종류였지만....

나중에는 학교에서 '작두 타는 애'로 유명해짐.


그런 친구가 처음 타로에 관심을 가진건 초등학교 오학년 때였나 그랬다고. 그냥 인터넷에서 그림을 보다가

오 신기한 그림인데 이쁘다! 근데 점도 볼 수 있대 나도 함 해봐야지 ㅎㅎ 하고 관심을 가졌다 함.

근데 하루에 용돈 오백원 받는 초딩으로썬 타로카드를 제대로 살 수가 없었음. 거기다 해설서니 타로카드 교본이니 스프레드니

이것저것 하면 기본 오만원이 넘게 깨지는데 설날 버프라도 받지 않는 한(...)구매가 힘들었음

그래서 인터넷에 나온 뜻만 대충 공부하고 자기 손으로 A4용지를 찢어서 영어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해서

핸드메이드 타로카드를 만들었음. 지도 이 얘기 하면서 한심했는지 낄낄댐.


그걸 가지고 막 노는데 갑자기 할아버지랑 친척분들이 방문하셨다 함.

그때 A의 할아버지는 원래 지병이 좀 있으셨는데 차차 좋아지셔서 통원치료만 받으셨음. 왔다갔다 산보하시는 게 낙이셨다고.

근데 할아버지가 A가 종이 쪼가리들을 가지고 노는 걸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해서

할아버지도 한번 점 봐줄텨? 하고 물어보시고 A는 당연히 오케이 했다 함.


근데 결과가 정말 안 좋았음.

할아버지가 집은 카드들을 뒤집자 마자 안 좋고 토할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함.

근데 이걸 사실대로 말하면 정말 큰일 날 것 같아서 웃으면서 '할아버지 더 좋아지실 거에요' 하고 거짓말을 했다 함


그리고 얼마 안 가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이 일 이후로 친구는 타로카드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내가 얘와 친해질 즈음 얘는 작두를 타고 있었음

근데 웃긴 건 지 점은 지가 못 봄ㅋ

외로워서 난리치는데 아무리 카드를 쳐 봐도 결과가 시원찮다고. 오유의 저주는 친구한테도 전염되나봄

우리 모두 A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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