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작은 독백.
일어나보니 니가 없었다. 너의 자리라고 여겨왔던 곳은 식어가는 온기만 있었다.
그래, 얼마 가지 못했을 꺼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은 멀리 가지 않았을 꺼야.
문고리를 잡는 순간 멈칫했다. 다시 돌아와 줄까? 다시 돌아올까?
생각은 계속 깊어져만 간다. 여러가지 순간들이 상상되어왔다. 그녀는.....
문을 열자 내리는 비가 내 시야에 들어왔다. 활짝열린 그 문 사이로 차가운 빗줄기가 나를 가로막고 있었다.
한 방울, 두 방울. 내 몸으로 튀는 빗방울들......
비는 그치지 않았다. 이미 네가 있던 그 자리는 하나의 흔적에 지나지 않았다. 이대로 모든 것이 사라질 지도 모른다.
넌 어디선가에서 내리는 비를 피하며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더이상 기다리다간 내가 미칠 것 같다. 나의 심장위로 비들이 따갑게 내리는 것 같았다.
참지 못하고 나선 거리 어디에도 넌 없었다. 내가 알던 넌 여기 있어야 하는데......
빗소리가 아득하게 나를 애워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