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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림을 못그리니
게시물ID : animation_704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fqwe
추천 : 1
조회수 : 31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6/01 02:34:40

글로 대신합니다. 한지리바 짱짱맨! 


....근데 글도 못쓴다는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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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방에 달린 넓은 창으로 빛이 들면, 두 덩이의 그림자가 일렁인다. 게 중 하나인 한지는, 의자에 거꾸로 앉아 나머지 하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리 안보여도 공들인 가르마와, 주름 한 점 없는 와이셔츠, 푸석푸석한 종잇장을 넘기는 길고 마른 손. 어쩜 저리 오밀조밀 잘 모여 있을까. 저가 만든 것도 아닌데 뿌듯함이 못내 퍼진다. 그녀는 불현 듯 평소 생각하던 바를 내뱉었다.

 

가만 보면, 참 솔직하단 말이야.”

 

누가? 주어 없는 말이 누구를 향하는지 아는 리바이의 미간이 좁아졌다. 한지는 그가 짓궂게 웃으며 의자를 끌고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떡하니 코앞에 의자를 둔 그녀는 아까와 같은 자세로 그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얼굴 하나 거리를 두고 대치하던 리바이는 얼마 못가 그녀를 한번 흘기고, 다시 책으로 눈을 돌렸다.

 

리바이의 얄팍한 반응에 장난기가 샘솟은 한지는 그의 무릎에 얹힌 책이 팔랑 거리는 것에 맞춰, 저가 앉은 의자를 들썩였다. 끼이익, 끼이익. 나무로 된 바닥과, 고무로 된 의자 다리가 비비적거릴 때마다 기괴한 소리가 울린다. 그녀는 느긋하게 리바이가 완전히 책에 몰두하기를 기다렸다. 부정하면 인정하게 만들면 되는 일이었다. 한지는 그의 이름을 나지막이 불렀다.

 

리바이.”

 

그가 착하게도 고개를 들었다. 한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의자에 무게를 실었다. 실린 체중을 견디지 못한 몸이 리바이쪽으로 기울었다. 한지는 그와 코를 살짝 맞댄 다음, 발을 땅에 내딛어 중심을 잡고 일어섰다.

 

부러 느긋하게 고개를 들며, 찬찬히 그를 뜯어본다. 의자에 편히 걸쳐있던 몸은 뻣뻣하게 굳고, 손은 절로 코를 틀어막고 있다. 빨갛게 귀까지 익은 얼굴은 눈에 확 들었다. 한지는 키득거리며 입을 열었다.

 

봐봐, 맞지?”

 

나는 솔직한 게 입이라 한 적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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