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찍은 박원순 후보가 당선됬는데 기분이 정말 더럽네요. 우선 저는 타워팰리스 주민입니다. 저희 집에 투표권이 있는 가족은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저 이렇게 4명이구요, 저를 제외한 3분이 한나라당을 지지하십니다. 이번 선거 때는 할아버지, 어머니께서는 나경원 후보에 투표하셨고, 아버지와 저는 박원순 후보에 투표했습니다. 저희 집안에서도 투표하기 전에 토론을 했는데요, 아버지, 어머니께서도 나경원 후보가 서울 시장감이아니라고 인정하셨지만, 어머니는 그래도 한나라당을 보고 나경원 후보를 찍으셨고, 아버지는 후보를 보시고 박원순 후보를 찍으셨습니다. 저희 집안은 아버지께서 자수성가 하신 타입입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시골에서 가난하게 사셨고, 아버지께서 어려운 집안에서 대학원까지 나오시고 건설업에서 돈을 많이 버셔서, 6년 쯤 전 내집 마련이라는 꿈을 타워팰리스로 일구셨습니다. 저는 어렸을때부터 용돈 걱정 없이 자랐고, 지금도 집이 제 명의이기 때문에 큰 미래 걱정 없이 살고있습니다. 최상의층은 아니지만, 기득권층임을 인지하고 있고, 아버지께 항상 감사드리며 살아왔어요. 하지만 내가 기득권층이라고 해서 당연히 한나라당을 지지해야 된다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처음으로 선거 할 때 아버지, 어머니께 '누구를 찍어야 될지 모르겠다' 고 말씀드렸을때 '우리는 한나라당을 지지하지만 너는 니가 알아보고 찍고 싶은 사람을 찍어라. 우리에게서 정치를 배우지 말고 니가 판단해라'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얼마 전 타워팰리스의 위엄 이란 게시글을 봤습니다. 제목부터 타워팰리스 사는 사람들 풍자하는 냄새가 나더군요. 한두번 있는일도 아니고 그냥 웃으면서 클릭했는데 덧글보고 진짜 기분이 더러워졌습니다. 한나라당 지지하면 개새끼입니까? 남부끄러운짓 안하고 열심히 살아오신 제 부모님은 타워팰리스에 살고, 한나라당을 지지하나다는 이유만으로 욕을 먹어야되는건가요? 오유 시작한지 1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고, 눈팅족이지만 요즘 오유 솔직히 눈살 찌푸려지는 일이 많습니다. 베오베 한페이지에 서너개씩 보이는 정치 이야기. 그것도 비판이 아닌 비난으로써의 글들. 병신같은 인터넷기자들 욕하면서 기자들이 쓴글 보고 'ㅋㅋ이거 나경원 까는거니깐 베오베 가겠다' 생각하고 아무 생각없이 퍼오는 사람들. 그동안은 단순히 자기가 지지하는 쪽을 응원하는 마음에 다른 쪽을 깎아내리는 거라고 생각하고 안보고 말았지만, 저글을 보고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이제 한나라당 지지자들한테까지 욕을 합니까? 그럼 보수 없어지고 진보만 남아서 독재로 가자는건가요? 민주주의를 부정하자는 겁니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니, 어느 쪽이든 자기 이익을 높여줄 수 있는 당과 후보를 지지하는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자본주의 민주공화국에서 자기 이익 X까고 님들이 지지하는 후보, 정당만 지지해야됩니까? 오유때문에 정말 많이 웃었고, 이제 일상의 일부가 되버린 사이트인데 정치문제로 이렇게 짜증날 줄은 몰랐습니다. 물론 저 글이 부자나 타워팰리스 전체를 욕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을 욕한다는것, 내 글 하나로 인해서 사람들이 바뀔리 없다는것 알고 있습니다만 짜증나서 한소리 하고 갑니다. 다 끝난 선거얘기 들먹여서 죄송하구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