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이라크 국민에 대한 약속” [프레시안 김한규/기자] 한국정부는 미군의 이라크 포로 성고문 및 학대행위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하면서도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해 파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군의 비인도적인 고문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는 이에 마이동풍인 셈이다.
반 외교, “포로 고문은 유감이지만 파병은 하겠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12일 외교부에서 정례 브리핑을 가진 자리에서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행위는 비인도적 행위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파병원칙은 견지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외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행위와 팔루자 학살 등의 상황 변화가 한국 정부의 이라크 정책 기조에는 아무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반 장관은 이날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밝히고 “우리 정부로서는 이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그러나 “이러한 문제가 조속히 수습되고 이라크 상황이 안정돼 평화정착 및 재건지원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길 바란다”며 “파병원칙을 견지하며 절차에 따른 준비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포로 학대행위가 국내에서뿐만이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거센 비난해 직면해 있지만 “우리의 이라크 파병은 이라크 국민들의 평화재건노력을 돕기 위한 것이고 국제사회뿐만이 아니라 이라크 국민에 대한 약속”이라는 주장이다.
포로 학대 문제 등의 상황 변화로 곤혹스러워하는 모습도
반 장관은 이처럼 파병 원칙에 변화가 없음을 강조했지만 잇따른 파병 질문에 대해 난처하다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시아파와 미군간 전투상황, 포로 학대 문제 등 이라크 상황변화가 파병결정에 아무런 영향이 없나’는 질문에 대해 기존입장을 밝히면서도 답변을 제대로 하지 않고 넘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파병을 고집하고 있는 외교부로서도 포로 학대 문제와 팔루자 학살 등으로 최근에 급격히 높아가고 있는 이라크 파병 철회 주장에 대해서는 곤혹스럽다는 입장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