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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빠가 왜 죽었는지 알아요
게시물ID : humorbest_5488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후유Ω
추천 : 131
조회수 : 18281회
댓글수 : 1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0/21 04:14:20
원본글 작성시간 : 2012/10/21 03:55:12
나는 스물넷
십년전 이맘때 가을에 아빠가 돌아가셨어요
정말 갑자기.
엄마는 신장이 갑자기 나빠져서 걷잡을 수 없었다고 말했어요
근데 난 어른들 하는 얘기를 이미 다 주워들었어요
드셌던 엄마 바가지를 긁는 엄마
그런 엄마를 견디다 못해서
유리멘탈인 아빠는 농약을 먹고 자살했어요
아직도 마지막 중환자실 면회를 갔을때
퉁퉁 부어서 아파하던 아빠가 잊혀지지 않아요
인터넷을 하다 그라목손에 관한 얘기가 나오면 꼭 정독해요
그리고 아빠가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해봐요

우리엄만 여전히 드세서 우리에게조차 바가지를 긁어요
이년저년개년하며 자존감을 깎는 언어폭럭을 당하다보면
아빠가 왜 죽어야 했는지 이해되요
벗어나고 싶어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시발년이란 소릴 들으면
난 너무 작아져요
예전에는 베란다 난간에 올라가봤어요
우리집은 십층이에요
무서워서 못뛰어내렸어요

그대신
누가 날 죽여줬으면 해요
길가다 차에 치이거나 총으로 날 쏴줬으면 좋겠어요
목매다는 상상은 쉴새없이 해요

근데 무서운건 내가 죽고싶은게
자살한 아빠의 피가 나한테 흘러서 그런건 아닐까 걱정도 돼요

..근데 또 엄마에게 언어폭력을 당하면
그냥 죽어버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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