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네요
베스트 게시판을 살펴보다가 우리에 갇힌 사자부부에게 눈을 던지는 관람객들 사진을 보고 나서 너무 우울해요
동물원이 있어서 좀처럼 보기 힘든 동물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건 참 좋은것 같아요
멸종위기의 동물들은 따로 보호 할 수도 있구요
그런데
만약 제가 그 동물 입장이라면... 너무 슬플것같아요
호주에 있을때 시드니 타롱가주에 간 적이 있었어요
호랑이를 좁은 유리 우리 안에 넣어놨더라구요 그것도 한마리...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보기에도 안쓰러울정도로 말랐더라구요
차마 못보겠어서 고개를 돌리려고 하는데 불쌍해서 자꾸 쳐다보게되는... 아시죠?
분명히 플래쉬 터트리지말라고 적어놨는데 사람들이 다 플래쉬를 터트려서 사진을 찍더라구요
두드리지 말라고 했는데 사람들이 유리를 두드리면서 호랑이를 짜증나게 했어요
급기야 너무 화가난 호랑이는 위협하며 포효했는데
거기 모인 사람들이 박수치면서 "oh~ beautiful!" ...
제가 호랑이 입장이었다면
너무 슬플것같아요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어느날 갑자기 나를 잡아서
내 방과 똑같이 우리를 꾸며놓고 날 가둬놓는다면
전 매일매일 울 것 같아요
물론 동물원의 순기능도 분명히 존재해요. 저도 가끔 힘들때면 동물원 다니면서 힐링하곤 하니까요
그래도
괴롭히지말아요
그냥 보기만해요
돌 던지지 말고
우리에 못먹을거 던지지 말고
너무 큰 소리쳐서 놀라게 하지 말고
자면 그냥 내버려두세요
여러분을 유리 우리에 가둬서 명동 한복판에 놓았다고 생각해보세요
괴롭히지마세요...
왜 눈던지고 자는데 깨우고 돌던지고 못먹을거 던지고 소리지르고 괴롭혀요.... 아 정말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