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참 좋은 날입니다.
보위사 간첩사건 피고인 홍 모씨가 석방됐습니다. 오늘 홍 씨는 무죄를 예상한듯 사복을 입고 출정했습니다. 재판장이 무죄를 선언하자 어깨를 잠시 들먹이기도 했습니다.
오늘 법원은 합동신문센터와 국정원, 검찰에서 작성한 진술서, 조서들을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고 규정했습니다. 행정조사를 빙자해 사실상 국가보안법 수사를 하며 간첩조작을 반복해온 국정원은 이제 더 이상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된다는 분명한 경고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압니다. 국정원 조직 내에 깊이 뿌리 내려온 조작 관행을 법원 판결 하나로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이 사건이 유우성 씨 증거조작사건이 한창일 때 조작됐다는 사실은 국정원을 바로세우기 위해서는 철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국회는 즉시 구 합동신문센터가 저질러온 간첩조작행위들을 조사하고 해당 사건들을 전면적으로 조사할 진상조사위원회를 설립해야 합니다. 또한 국정원 합동신문센터가 행정조사를 빌미로 간첩수사를 하는 행위를 절대로 하지 못하도록 법률을 정비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간첩수사라는 무시무시한 직무를 수행하면서도 지켜야 할 법률이 뭔지도 모르는 국정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박탈해야 합니다.
오늘 같은 날은 제가 MBC에서 해고된 것이 이런 일을 하라는 뜻이었구나하고 느끼게 하는 좋은 날입니다. MBC에 있었다면 이런 보도를 지속적으로 하지 못했겠지요. (그렇다고 김재철씨에게 고맙다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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