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없으니까 음슴체로..
군대 전역하고부터 귀신이야기 듣고 무서워해본적 음슴
가위 눌려본적도 없고, 헛거 본적도 음슴. 신기한 경험 안해본건 아니지만 남들처럼 무서운 경험한 거 음슴
몇년 전 몇몇 사람들과 대성리로 엠티를 갔음. 엠티가서 적당히 놀다가 어쩌다보니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 분위기가 됐음.
무서운 이야기라고 하나씩 푸는데 하나도 안무서우니까 재미가 음슴. 그래도 내 차례에 티비에서 본 이야기 하나씩 풀면서 적당히 노가리 까고 있었음.
그러던 와중에 한 쌤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임.
그런데 이 이야기를 듣고 살면서 들었던 무서운 이야기는 다 까먹었음. 지금도 무서운 이야기 해봐 그러면 이 이야기 함.
이 쌤이 어릴적부터 몸이 안좋았음. 그래서 통학 반, 병원 반.. 이렇게 다녔다 함.
몸이 안좋으니 평소에도 헛거를 많이 봤다고 함. 예를 들어 전봇대 위에서 자신을 노려보는 아저씨라던가..
이 쌤은 어려서 남들도 다 보이는 줄 알았다 함. 그런데 알고보지 자신에게만 보이는 거였다고 함.
그러던 어느날. 다시 몸이 안좋아져서 병원에 입원했다고 함.
자다가 새벽에 무슨 이야기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고 함.
무슨 소린가 들어보니 여자애들이 재잘재잘 떠드는 소리였고, 이 시간에 어떤 애들이 저렇게 떠드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함.
그러다 점점 소리가 커지면서 애들이 쌤이 입원한 병실쪽으로 다가오더니 머리를 쑥 내밀고 그 쌤을 보면서 키득키득 거리면서 지들끼리 무슨 말을 하는데, 딱 그순간. 저 애들이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순간 공포가 온몸을 지배하면서 소리도 못 지르고 벌벌 떨고 있는데, 옆에 간이 침대에서 자고 있던 엄마가 잠을 개셨다고 함.
그래서 그 쌤이 공포에 떨면서 귀신이 저기 있다고 하니까 어머님이 뒤를 돌아보시더니
"아무것도 없는데 니가 몸이 허해져서 헛거를 보는건가 보다.."하면서 등을 쓸어주셨다함.
그러자 그 애들도 재미없다는 듯이 조금 있다가 사라졌다 함.
이 샘은 내가 또 헛거를 봤구나.. 건강이 안좋아졌구나.. 하면서 엄마가 쓸어주는 손길에 안정을 되찾고 다시 잠이 들었다고 함.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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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알고보니 어머님도 그 애들을 보셨다고 함.
정체모를 무언가가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는데, 그 눈길에 등을 돌리고, 놀란 딸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손 하나 떨지 않고 등을 쓸어 줬다는 것임.
그 이야기를 듣던 우리 모두는 다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면서
"역시 어머니가 최고!"하며 감동의 도가니탕으로 빠졌음.
이 이야기 듣고 나서 무서운 이야기하면 이 이야기밖에 생각이 안남. 나머지는 다 시시함.
재미없네.
퇴근 33분전!
집에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