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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대포에 “온수!” 화나는데 미치겠다, 웃겨서
게시물ID : sisa_522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악마현이
추천 : 10
조회수 : 59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8/06/04 11:09:50
»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1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박종식 기자 [email protected] 
 

<한겨레 펌>       
이 문장이 개인적으로 젤 맘에 드네요.

"이 분노와 웃음이 공존하는 포스트모던한 역사의 현장을, 돌멩이 대신 노트북을 든 개인들이 생중계한다. 이제 아무것도 숨길 수가 없다. 지구상 최강의 시위대가 출현한 것이다."

국민은 센스쟁이들..
경찰은 무식쟁이들..
정치인은 똘갱이들..
대통령은 ..........   이 ㅅㄲ는 답없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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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대포에 “온수!” 화나는데 미치겠다, 웃겨서 
김어준의 촛불집회 현장에서
확성기에 “노래!” 경고방송엔 “개인기” 주문
배후? 있다, 혼자면서 모두인 집단지성 댓글 


닥치고 재협상!

1. 지난 주말 밤 광화문 사거리. 청와대로 향하는 모든 길목이 잠겼다. 닭장차 방벽과 인간 자물쇠. 그 폴리카보네이트 방패 앞에 교복 입은 여고생과 하이힐 신은 아가씨가 맞서 있다. 도무지 생경한 그림이다. 그들이 외친다. “비폭력, 비폭력.”

그러나 되돌아오는 건 물대포. 사람들이 쓰러진다. 받아치는 구호. “온수! 온수!” 기왕이면 따뜻한 물 뿌리란다. 경찰이 확성기를 잡자, “노래해, 노래해”가 울려퍼진다. 경고방송 나오자, 이번엔 “개인기, 개인기”를 주문한다. 미치겠다. 화나는데 웃겨서. 

이 분노와 웃음이 공존하는 포스트모던한 역사의 현장을, 돌멩이 대신 노트북을 든 개인들이 생중계한다. 이제 아무것도 숨길 수가 없다. 지구상 최강의 시위대가 출현한 것이다.


2. 이들의 등장에 기겁한 청와대 민정수석실, 촛불집회 1만명 참석이란 보고를 하자 우리의 대통령님, 버럭 하셨다. 촛불은 누구 돈으로 샀고, 누가 주도했는지 보고하라고. 호. 그러쎘쎄여. 

촛불은 누가 처음 켰어! 넵, 불티나 라이트로 파악됐슴다, 각하. 치밀하게 준비된 거지! 넵, 양초와 컵구멍 밀착을 위한 정밀계측이 전국적으로 횡행하고 있슴다, 각하” 청와대, 이 수준으로 놀고 있다.

3. 아이들 손 쥐고 부모들이 나섰다. 패션동호회가 정부에 반박광고 내느라 몇천만원 모금했다. 메이저리그 야구팬들이 1100만원짜리 신문광고 샀다. 디브이디(DVD) 동호회, 에스엘알(SLR)카메라 카페, 공동구매 커뮤니티, 요리 사이트, 주부 클럽이 또다른 모금에 나섰다. 쇠고기 고시무효 헌법소원 청구인단 신청자가 7만명이 넘었다. 

그런데 정부는 이들의 배후를 찾는다. 배후라. 연행된 중학생이 울고불고 하는 대신 묵비권 행사하고 민변 찾는 시대에 배후라. 허, 그동안 대체 어느 은하계서 살다 온 걸까. 세상이 얼마나 진화했는지 감도 못 잡고 있다. 이 거대한 흐름을 물대포로 되돌릴 수 있다 믿는다면 멍청한 걸 넘어 불쌍한 거다. 

지도부? 존재한다. 댓글 지도부가 존재한다. 서로의 견해와 정보가 댓글을 통해 무한 소통되고 어느 누구의 통제도 없이 균형점을 찾아간다. 그렇게 네트워크로 확장된 지성이 이 사태를 집단 지휘하고 있다. 더이상 선각하는 외로운 지성은 없다. 분산되었으나 동시에 모두가 연결된, 다 함께 각성하는 집단 지성이 있을 뿐. 그렇게 모두가 모두의 배후인 것이다.


4. 이 거대한 집단 지성 앞에서 정부는 그동안 거짓과 꼼수로 일관해 왔다. 왜 지지 않아도 되는 리스크를 국민들이 져야 하느냐 묻는 데 확률을 떠든다. 재협상하라는 데 달랑 편지 한장 들이댄다. 장관고시 말라는 데 중국 가서 숨는다. 그런 연출정치가 통하던 시대는 애저녁에 끝났다. 촛불 든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라. 장관보다 많이 안다. 

이제 사실대로 이실직고해야 한다. 잘못했다고 고백해야 한다. 처음부터 다시 하겠다고 해야 한다. 미국에 쪽 팔린다. 그럼 쪽 팔아야 한다. 대통령 하나 쪽 팔리는 게 낫다. 지금처럼 장관 명단이나 조몰락거리다간 진정 세계적으로 쪽 팔리는 게 뭔지 알게 될 터. 

보라. 거리에 유모차 끄는 엄마들이 나섰다. 이러면 이야기 끝난 거다. 

이런 저런 핑계 다 필요 없다. 살길은 하나다. 닥치고 재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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