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남편이 열쇠로 문을 따고 차에 올라타고
시동켜고 불을 넣고 했을때도 말입니다.
돌아오는 동안 남편의 꽥꽥거리는 잔소리를
온몸으로 받으면서도...
그 장면이 머리에서 가시질 않더라는 것이죠.
그리고 문든.. 생각난 것은 역시 하얀색 점퍼..
남편은 당연히 다른 차로 착각 했을 거라고
말하면서 더 이상 이야기도 못꺼내게 했죠.
그 일이있고 난후.. 항상 꺼름직한 생각이 유독
가시질 않았는데...
그로부터 딱 보름뒤쯤인가..
또 한번 황당한 사건을 겪는데..
그때도 회원들 태우고 이번에 어떤 새미나 참석차
당일로 갔다 오는 코스였답니다.
세미나 끝나고 돌아오는길에 잠시 화장실겸
간단한 요기를 하려고 휴게소에 들렀을 때
사람들 다 내리고 자신은 뒤정리 하고 마지막으로
내렸고.. 내려서는 남편이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그때 무심히 버스를 처다 보고 있는데..
버스 뒤쪽편 차장에 사람의 옆모습이 보이더라는겁니다.
지긋히 머리를 차장에 기댄채로 말이죠.
어. 저사람 안내렸네..
방금 모든 사람이 다 내린 것 분명 확인했는데 말입니다.
하는 순간...
버스 불이 탁 꺼지고.. 남편이 내리더랍니다.
그래서 아직 사람 덜 내렸다고 하면서..
올라타서 불을 켜고 확인했는데..
아무도 없더랍니다.
그리고 역시 눈에 아른거린 것은 하얀색...옷..
어느날 남편에게 진지하게 그런 버스에서 벌어진
일련의 상황을 이야기해 봤지만.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요즘 세상에 그런게 어딧냐고
일갈에 끊어 버리는 바램에 더 이상 이야기 꺼낼수도 없고..
할수 없이 친정 어머니께 이야기했더니..
왜 어른들은 그런일을 좀더 심각하게 받아 들이죠.
조심하라고 분명 그 버스에 먼가 씌인 것 같다라고 하더랍니다.
그리고 그 뒤 또 한번 이상한 일을 겪게 되는데..
그때도 지금과 비슷하게 센터 회원부부간에 여행이었답니다.
그때는 총 18쌍이 떠나기로 했는데..
버스가 서고 출발할 때 마다 자신이 인원체크 하고 했더랍니다.
그날 하루종일 18쌍으로 체크 하고 다녔는데..
일 끝나고 돌아와서는 처음 출발 인원이 17쌍이었다는 것이죠.
한쌍이 빠져서 17쌍이었는데 사모님은 18쌍인줄 알고 그렇게
좌석을 세고 다녔답니다.
한쌍이 빠진걸 남편은 보고 받아 알고 있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부인에게 말해주지 않았죠. 당시 인원파악이라고 하지만
꼭 해야하는것도 아니고.. 걍 ‘다 탓어요.’ ‘네’ 하면 출발 이게 다였죠.
당연 부인은 18쌍인줄 알고 그렇게 인원체크 했었고...
더욱이 황당한 것은 여행 중간에 커피타임때 버스 인원 전원에게
커피를 돌렸는데... 총 36잔... 남편하고 자신하고 치면 총 38잔을
돌렸고.. 다 마신 커피잔은 수거해서. 비닐봉지에
담아 두었는데.. 다음날 확인해 보니.. 역시 38잔이 맞았더랍니다.
남편한테 그 이야기를 진지하게 풀어 보아도..
역시 무슨 황당한 소리하느냐듯이 묵살해 버리고.
그러다. 친정엄마가 좋은데 알아봐서 부적써왔다고..해서.
쫓아 버려야 한다고..
부적 써 주신분이 가르쳐 준데로 부적 셋팅하고 그랬답니다.
부적 써 붙여 놓았으니.. 좀 안심 해도 되겠다 싶었는데...
역시 그날도 사람이 덜 타서..
“사람 덜 탔으니 출발 하지 마세요...”
다들 웅성거리면서 인원확인해 보니..
덜 탄 사람이 없더라는...
지금까지 사람 덜 탔으니 출발하지 마란 소리를 벌써..
3번이상 했다는군요...
그러니 오늘 내가 그 말을 하는 순가..
이 사모님이 기겁을 한겁니다.
그리고.. 무지막지한 호기심이 동한 것이죠.
지금 얼마나 답답했겠습니까..
그동안 자신이 겪었던 그것이 사실화 되는 순간이고.
설마. 요즘 세상에. 에이.. 아니겠지..
내가 잘못한거겠지.. 했던 논리들이 단숨에
역전이 되는 상황이 온것이었죠.
그래서 내가 버스에 내리기 무섭게 나를 주시하다가..
버스 뒤쪽에서 담배 한 대 물고 혼자 있는걸 보고는
득달같이 달려온거죠.
그녀 자신도 무언가 확신이 찬 표정이었고..
우리 두사람이 목격한 그것들이 동인인물(?)이며..
사람이 아닌것만은 확실하다라는 결론을 지었죠.
그렇지만.. 해결방안은 없고 속수무책이었다는 것이죠.
답답한 상황이었죠.
서로간 그 사실에 대한 증인이었지만..
갈수록 답답한 현실임은 분명했습니다.
한 두사람씩 차에 오르는 것을 멍하니 보고 있었죠.
다만 사모님 말로는 그런 존재들 때문에 사고난 적도 없고
아무일 없었으니 신경 쓰지 말라고 하면서 일어 나더군요.
그거 하나는 다행입니다.
어떤 사유인지 모르지만 사람한테 헤꼬지는 하지 않았던걸루
봐서는 나쁜쪽인 것 같지는 않지만..
유독 왜 제게 그런 역겨운 모습을 선사 했는지는 의문이었죠.
그냥 가만히 있었으면 저도 모르고 지도 모르고 했을텐데..
왜 목까지 180도로 꺽어 가면서 지 존재를 내게 피력했을까요.
이 버스에서 내려라.. 그런 메시지 였을까요?
여튼 지금 버스에서 내릴 상황도 아니잖아요.
지금이 휴가긴 하지만 알게 모르게...
애써 은행쪽에서 마련해준 자리인데..
그런 분위기 파토 치면 완전.. 병진쉐리가 되는거잖아요.
엉덩이 툴툴 털면서 일어 났죠...
이제 곧 스키장에 당도할테고...
사람들 분위기도 한껏 격앙됐는데..
혼자 우울한 분위기의 얼굴표정으로 꿍하게 앉아 있으면
뭐라 그럴까요..
애써. 만면에 웃음을 띄우며 버스에 올랐죠...
버스에는 저마다 들뜬 표정과 상기된 표정으로..
왁자지껄한 분위기....
전대빵님과 깡사장은 뭔가 이리저리 중요한 이야기꺼리를
찾았는지 연신 말을 주고 받고 있었고..
전 전대빵님에게 살짝 고개숙여 인사를 건내고..
안쪽으로 들어 갔죠. 저 끝에 뺀질이는 열변을 토하고 있었고
옆자리의 배줌마는 뺀질이의 말끝마다 환호성을 질러 주고 있고..
아주 평범한 그런 관광객들의 분위기..
문득.. 그 다섯 번째 자리에서 살짝 걸음을 멈췄죠.
가방만 두 개 덩그러니 놓여진 자리...
슬쩍 거기를 처다 보면서...
다시 움직이려는 순간...
누군가 제 오른팔 손목을 강하게 꽉 움켜 잡더군요.
아. 그. 감각이.. 마치..
엄청난 압력으로 손이 꼼짝 달싹 하지 않는 느낌이더군요.
몸이 깜짝 놀라서 반응해야 하는데..
마치.. 그것은 내 몸주위로 뭔가 옥죄어 오는 듯한..
꽁꽁 묶인듯한 느낌으로 말이죠.
더욱이 이상한 것은...
나를 움켜진 사람쪽으로 고개를 틀어야 했는데..
누군가 궁금했지요. 나를 움켜잡은 사람이.. 말이죠..
그런데.. 정말 말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약간 어지럼증을 느꼈죠.
그래서 눈을 감았다가 살짝 떳는데..
세상이..
흑백이더군요. 순간적으로. 아니. 수십초 였나...
어지럽다고 느끼는 순간.. 본능적으로 눈을 감은 것 같았고..
다시 눈을 떳을때는.. 세상이 환하다는 느낌에서..
왜 어두운 곳에서 감짜기 전등불을 켰을 때 눈이 부시는 느낌..
아니 .. 거의 흑백세상을 보는듯한 느낌이었죠.
좀더 세밀하게 말하면 파란톤만 느껴지는 흑백세상이랄까..
컬러는 유독 푸르스름하게...
세상이 푸르스름하게 푸른빛이 살짝 감도는 흑백처럼 보였죠..
어...어...하는순간...
정말이지.. 내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순간 신경질이 무지 하게 팍 치솟아 오르면서..
감정이 정말 격하게 솟구치더군요..
짜증, 분노, 화남.. 아. 정말 순간적으로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러한 감정들이 마치 화산이 터져 나오듯
한순간에 밀려 올라오는데..
눈에 핏발이 설 정도였죠.
머리가 깨질 듯이 그러한 감정이 치고 올라오는데..
정말 주먹이 쥐어지고 힘이 들어갈 정도였고..
아. 도저히.. 도저히. 참을수 없어서.. 터질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버스를 내렸던 기억이 나는데..
솔직히 내가 버스를 내 의지대로 내린것인지..
뭔가에 홀려서 버스를 내린것인지 지금도 아리송하네요..
뭔가에.. 말이죠..
지금도 느껴지지만 그때 순간적으로 느낀 감정은..
정말 분노, 형용할수 없는 순간적인 짜증감...
아.. 뭐라 표현하고 싶어도 표현할수 없는...그런
정말 누구를 죽이고 싶은 딱 그런 느낌...
그것이 내 자신일지라도 말이죠..
너무 너무 짜증이 나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 짧은 순간에 감정이 그리 치솟아 오르는 것은
평생 살면서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고..
나무며.. 건물이며.. 주위 배경이 흑백 비스므리 하게 느껴지고..
간혹 화면이 흔들리는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뭔말인고 하면 눈에 보이는 시각적화면의 구도가..
아래위로 울렁거리면서 보이는 것이죠.
즉..건물이 하늘위로 올라간 것처럼 보이다가도..
땅이 눈높이에서 보이는 것 같고..
이걸..글로 표현하기가...
내가 걸어간 것 같은데요. 어디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조금 있다 안 사실이지만.. 그때 당시..
제가 걸어 들어가고 있던 곳은 휴게소에서 고속도로쪽으로
일직선 방향으로 걸어 나가고 있었거든요.
그걸 당시에는 전혀 인지 하지 못했죠.
어디를 향해 걸어 가는지를..
눈에 비치는 것은 하얀색 콘크리트 바닥이었고..
이 것도 울렁 울렁 거리면서 느껴졌는데..
방향감각은 거의 제로 상태였죠.
정말 그 상태로 계속 걸어 나갔다면...
고속도로위로 나가게 되더군요...그리고..
지나가는 차에 뛰어 들었다면..
오늘 전 여기서 글을 쓰고 있을 수 없었겠지요.
멈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고..
다만 지금 느껴지는 것은 감정이 격하게 가슴을 치고 올라와서..
정말 씩씩 거리면서 걸었다는 기억과
세상이 푸른색빛깔 흑백이었다는 사실뿐입니다.
뭔가에 휩싸인 기분이었지만...
정말 당시 그때는 아무런 생각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
이 현실을 직시할수도, 해보아야겠다는 우회적인 생각조차 할수 없었지요.
그냥 감정에 휩싸여서 나도 모르게 씩씩 거리면서 걷고 있다는 것과...
무언인가 이 감정을 풀지 않으면 안될 것 같고..
몸이 멈춘다면 감정이 폭발할 것 같고..
그래서 몸이 저절로 앞으로 움직여 나간것이겠죠..
계속 걸어 나가면 고속도로 였고...
세상은 옅은 파스톤빛깔..흑백이었고.....
화면이 가끔씩 흔들거리는거 빼고는 말이죠...
그렇게 나도 모르게 걸어 나갔습니다.
고속도로를 향해 말이죠..
물론 당시는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죠..
단지 앞으로 걸어 나가야만 한다는 욕구만이.. 있을 뿐이었죠..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