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언제부터일까
실용주의라고 해야 할까? 자꾸만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소위 말하는 건설적인 것들 만을 추구하다보니,
어느 덧 제가 생각하기엔 가장 중요한 부분인 철학이 빠져버리고 겉 껍데기만 남은 체 이 사회가 돌아가는 듯 싶습니다.
저 기성세대라는 분들과 사회의 많은 분들에게 철학이란 그저
시대에 맞지 않아 사람들의 골머리만 더 썩히고 있는 지나간 옛 전통과 예의로만 남아있을 뿐인 듯 하며,
여기에 골머리가 썩어가는 새로운 사회 초년생들과 비교적 젊은 구성원들은 덩달아 이 철학의 발자취에 넌덜머리를 내고,
그나마 철학이라는게 남아있는 분야는 예술과 문학 계통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이마저도 100% 중의 1%만이 굶지 않고 유복하게 살아갈 기회를 잡으며, 나머지는 그저 배고픈 소크라테스.
결국 대중적으로 굳혀진 이미지는 예술이나 철학 나부랭이를 잡고 살아가면 인생이 피곤하고 굶기 마련이다...
정치에 철학이 없으니
삼정이 문란하고 자기 이익을 정치적 이념으로 교묘히 말바꿔 밥그릇 챙기기 급급하며,
사실은 단순히 이 두 줄 만으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정치가 정치가 아니게 되버렸고.
학문에 철학이 없으니
성찰과 탐구의 공부는 사라진 체 교수들 정치판과 반드시 필요하지 않지만 괜히 언젠가 필요할 거 같아 챙기는 스펙 챙기느라 청춘을 빼앗기고.
사람 사는 데에 철학이 깊이 파고들지 못하니
철학 좋아한다는 사람은 일단
읽기 귀찮은 긴 글을 쓰는 사람이며,
웃고 싶은데 쓸데없이 이해하기 귀찮은 진지한 글을 쓰는 사람이며,
괜히 웃자고 쓴 말에 핀잔을 걸고 딴지를 거는 사람이며,
대답하기 곤란하고 짜증나는 질문만 골라서 해대는 사람이고,
결국 내 근처에 가까이 하기 싫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는 사람만
하루 하루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아무 때나 진지한 것도 문제지만
진지함 한 톨 없이 항상 웃기만을 바라는 것도 문제가 있지 않나요?
그저 인터넷에서 떠돌던 그림이 떠오릅니다.
꽃밭이 그려진 그림을 바라보는 사람과, 그 옆에서 자기 키보다 높이 쌓아올려진 책들 위로 올라가
그림 너머의 처참한 현실을 바라보는 사람..
철학이라는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죽음만큼이나 우리의 삶에 가까이 있는 것이지만.
죽음만큼이나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가까이 있다 생각하지 않는 듯 합니다.
한 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철학이 귀찮고 어렵다는 분들에게..
당신은 오늘 하루 살면서 어떤 생각들을 하고 살아왔나요?
요약: 혼자 진지해서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