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기계화학교 갔다오고
자대로 처음 가서
수송부 선임이랑 첫 초병 근무에 투입되었다.
2주 대기로 근무도 하나도 안 서다가 갑작스런 초병투입
당연히 허둥대다가 사수가 먼저 나를 찾아와서 복장을 알려주고 갔다.
그리고 당직사관에게 신고는 얼어죽을 사관은 당연히 자고 있었고
당직하사는 무섭게 생긴 군수과 상병선임이었다.
(후에 엄청 착한 사람이란걸 알았다.)
조용히 근무 투입
지통실 앞에서 타중대 사람들이 모두 모이고 군수과 선임이 나보고 지통실 들어가 다왔다고 보고 하라고 했다.
지통실은 조용했다. 사령은 자고 있었고 당직 부관은 작전과 병사들과 조용히 얘기하고 있었다.
탄창을 받고 지통실 부관이 투입하라고 했다.
투입 후
산을 타면서 올라가면서 느끼는건 그저 멍한 기분.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저 어둠 속을 걷고 있는 3명의 숨소리만 들렸다.
그리고 나에겐 특히 더 칠흑 같은 어둠이었다.
'정지 정지 정지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00'
아차 암구호. 순간 멍하면서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내가 입 다물고 있자 당직하사 선임이 나에게 말했다.
뭐하냐고..그리고 본인이 직접 암구호를 말했다.
내 선임은 그 때까지 아무말도 안했다.
초소 위에 올라가서 난 당연히 엄청 혼날 줄 알았다.
하지만 전혀 그는 위로했다. 처음엔 다 그래. 다음에 잘하면되.
그리고 간단한 질문과 가벼운 사회 이야기 영화 이야기등 그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얘기를 해주었고
보답으로 나는 이 부대에서 알아야할 것을 배웠다.
또한
선임이 좋아하는 책 이야기도 했고 책도 추천 많이 받았다.
초병이 끝난 후 복귀 신고를 하고
수송부 선임이 나보고 정비실로 오라고 했다.
그 곳에는
공화춘 짬뽕과 메추리알 참치 그리고 밀키스가 있었다.
사회에서는 라면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왠지 선임이 직접 돈 주고 산 음식 거절한다는게 말도 안되 그냥 먹기로 했다.
라면을 익을 동안 나는 조용히 있었고
선임은 옆에서 에쿠니 가오리의 책을 읽고 있었다
잠시 후 나와 선임은 에쿠니 가오리 책 종류를 이야기 하면서 라면을 먹었다.
근무 끝내고 먹은 첫 라면은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첫 초병 선임도 아주 좋았다.
그는 좁은 정비실에서 나에게 많은 걸 알려주었고. 전역할 때까지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알려주었다.
그 선임을 만나
평생 책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난
에쿠니 가오리의 책을 즐겨 읽었고, 무라카미 하루키, 가네시로 가즈키, 공지영 등등 여러 정비실에 있던 책을 많이 읽고
선임과 책내용을 가지고 토론도 했고
같이 공화춘과 튀김우동을 근무 끝날때마다 먹었다.
본인은 모르겠지만
그는 내 군생활의 멘토였으며 후에 전역후 내 인생에도 멋진 멘토가 되었다.
나보다 겨우 2살 많았지만 그는 훌륭한 사람이었다.
오늘 오랜만에 공화춘 짬뽕 먹으면서 이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