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2004-08-18 16:05] ‘소 눈알 깨물어 검은 물을 뺀 뒤 다시 그 물을 마시기, 눈도 못 뜬 어린 생쥐 산 채로 씹어 먹기…’ 해외 엽기사이트에서나 나옴직한 혐오장면으로 가득한 중국의 한 위성 퀴즈 프로그램을 놓고 네티즌들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는 DVDPRIME(www.dvdprime.com)의 회원 ‘미나리’는 “지난 토요일(8월 14일) 저녁 동료들과 우연히 중국의 성공(星空)이라는 채널에서 초엽기 퀴즈 프로그램을 봤다”며 방송내용을 자세히 소개하는 글을 올렸다. 프로그램의 형식은 간단하다. 진행자는 총 6명의 출연자에게 한 문제씩 공평하게 퀴즈를 내고 그 점수에 따라 등수를 매긴다. 1등을 한 출연자는 벌칙을 받을 사람을 선택한다. 선택받은 사람이 벌칙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벌칙자를 선정한 1등이 탈락하고 벌칙을 수행하지 못하면 선택받은 사람이 탈락한다. 이와 같은 방식을 총 4회 거쳐 최종 1등을 가려낸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엽기와 혐오’ 그 자체다. 우선 초반부터 심상치 않다. 출연자들은 발목에 밧줄이 묶인 채 지상 5∼7m 허공에 거꾸로 매달려 문제를 푼다. 첫 번째 문제풀이가 끝나고 벌칙자가 거쳐야할 관문은 피묻은 돼지 생 내장(혹은 뇌) 먹기. ‘미나리’는 “일정양을 먹은 출연자는 진행자가 전부 먹었는지 검증까지 한다”며 “벌칙이 진행되는 동안 다른 출연자들은 계속 헛구역질을 해댔다”고 적었다. 뒤이은 2차 벌칙은 생선 내장 입으로 옮기기. ‘친절하게도’ 내장 찌꺼기가 얼굴에 묻지 않도록 물안경까지 씌워준다. 세 번째 벌칙은 소눈알을 깨물어 와인잔에 검은 물을 뺀 뒤 다시 그 물 마시기다. 이 벌칙은 여성 출연자가 받았다고 ‘미나리’는 전했다. 여기까지는 전초전에 불과하다. 쥐의 새끼를 날로 씹어 먹는 마지막 벌칙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미나리’는 “네번째 벌칙을 보기 전까지는 모두 장난인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눈도 못뜬 어린 생쥐를 그냥 먹는 것도 아니고 씹어 먹는 장면을 보고 나서 모두 실제상황이란 걸 알았다”고 황당해했다. 그는 또 아직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어떻게 저런 방송이 가능한지 궁금하다며 “내 눈으로 직접 본 사실이지만 미쳤다라고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고 적었다. ‘역사왜곡’으로 가뜩이나 중국에 대한 심기가 불편한 네티즌들은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이다. “돈과 유명세를 얻으려고 방송에서 살아있는 쥐새끼를 어떻게 먹느냐. 이게 사실이냐”(고른노바)고 반문하는가 하면 “욕밖에 안나온다”(빨간택시)라는 비난을 올리기도 했다. ‘quadruped’는 “미국의 프로그램에도 비슷한 것이 있는데 우리 방송국은 제발 따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댓글을 달았다. 한편 ‘미나리’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베이징에서 근무하고 있는 회사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이와같은 내용이 모두 사실임을 확인했다. 그는 또 “위성이 달린 곳이라면 중국 어디서든 매주 토요일 밤 9시부터 그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뉴스부 김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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