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아무래도 무도게에서 벌어진 일 때문에 탈퇴하게 되었고 저를 기억해 주시는 분들께 꼭 드리고픈 말씀이 있는데, 아무래도 이 게시판을 다시 찾으실 확률이 크다고 봐 부득이하게 무도게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썼던 아이디가 차단되었는줄은 모르고 있었네요.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습니다만 마지막 댓글 이후 그 아이디로는 접속한 적이 없거든요.
그 당시 제가 좋게 생각했던 커뮤니티에 대한 걱정과 궁금증으로 다시 한 번 돌아왔었다가, 제 복귀(?)를 별로 반기지 않는 분들과는 이런저런 긴 대화를 나누어 봤자 별로 영양가가 없을 거란 생각에 아예 오유에는 발길을 끊었었습니다. 아무래도 인터넷을 즐겨 하다 보니 이번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접하지 않을 수 없어 근래엔 열심히 눈팅중이었지만요.
사실 제 닉네임이 언급된 사실은 친구가 말해 줘서 알았습니다. 제 닉네임이 언급된 댓글과 글을 캡쳐해서 보내주더라고요.
처음엔 정말 놀랐고, 그 다음엔 이루 말할 수 없이 복잡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뿌듯함, 두려움, 희망, 하지만 무엇보다도 감사함이 가장 크군요.
그래서 내가 뭐라고 이러나, 괜히 나대나 싶은 망설임이 컸음에도 절 기억해 주시고 걱정해 주신 분들께 너무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 다시 한 번 이 닉네임으로 아이디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먼저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이지 너무나 감사합니다. 저를 기억해 주신 것도, 제가 차단된 데에 억울함과 분노를 느껴 주신 것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모니터 화면 건너의 사람을 걱정하고 그에 공감해 주시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가요. 제가 그렇게 대단한 존재도 아닌데... 부끄럽고도 기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제가 이 닉네임으로 써 온 글에 조금이라도 감동해 주시고, 희망을 얻거나 페미니즘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말씀을 보며 너무나 벅찬 감정을 느꼈습니다. 별 거 아닌 듯한 일이지만 저에게는 그 무엇보다 가치있는 말입니다. 제가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제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인정받거나 유명해지고자 한 일은 아닙니다만 참 행복합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말주변이 없는 편이라 표현이 다채롭지 못한 게 안타까울 정도로요. 요즈음 저 자신과 제가 하는 일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정신적으로 너무나 힘들었는데 구원받은 느낌입니다. 과장이라고 생각하셔도 어쩔 수 없지만 제게는 그 정도로 놀라운 사건입니다. 너무나 감사합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하게도 몇몇 분들께서는 제 억울함을 풀기 위해 차단 해제를 논하시기도 하는 것 같았는데, 설령 바보님께서 해당 아이디의 차단을 해제해 주신다고 해도 저는 그 아이디를 이용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또한 앞으로 다시는 오유에서 이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사첼이라는 닉네임이 여러 번 닉언이 된 만큼 이 닉네임을 사용하는 게 적절치 못하다는 이유도 있고, 이 닉네임으로 한 활동의 끝이 그다지 명예롭지 못해서인 이유도 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무도게 사건 당시 제가 저 자신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할 정도로 감정적으로 행동한 부분이 있으며 저 스스로 그 부분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스스로를 용서치 못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아이디도 조만간 탈퇴하게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다른 닉네임으로 가끔 목소리를 낸다거나 페미니즘에 대한 담론을 가져 오는 경우는 있을 겁니다. 글 쓰는 스타일이 특징적인 편인데, 혹시 글의 뉘앙스에서 '사첼'을 느끼셨다 해도 모르는 척 넘어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제가 뭐라고 이런 부탁까지 드리는지... 쓰면서도 너무 민망합니다만.
아무튼 다시 한 번 저를 좋은 모습으로 기억해 주신 분들께 감사인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