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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by의 자전거 세계여행_중국2
게시물ID : bicycle2_88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oby
추천 : 34
조회수 : 1986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3/06/05 02:37:51

안녕하세요. 며칠만에 들어 오니 제 글이 베오베에 오르다니.. 감사합니다.

기분 좋기도 하면서 부끄럽기도 하네요. 여행기에 더 신중을 기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다음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ㅁ 중국 3일째, 단동에서 Yongdianzhen까지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기 전 든든하게 좀 먹어볼려고 전날 단동민박 사장님과 점심식사를 했던 장백산 한식당에서 소고기 덮밥을

먹었다.  양이 적을까 생각 했는데 먹다보니 상당히 많네. 그래도 꾸역 꾸역 다 먹음. 15위엔(2,700백원)

 


압록강을 따라 올라 가려고 나왔는데 마침 많은 짐들을 싣고 북한으로 넘어가는 트럭이 보임.

근데 신기하게 강인데 물이 빠져 있었다.  거기서 사람들이 돌맹이 들추면서 고기도 잡고. 강물이 저렇게 많이 빠져 있는 건 처음봐서 신기.

떠나기 전 신세를 진 단동민박 사장님께 전화를 드렸다.  한국말 하는 사람이 접근해 어디 같이 가자고 하면 절대 가지 말고 중국은

시골 사람들이 무섭우니 조심하라고 하셨다. 다니다 무슨 일 있으면 연락 하라고도 하셨다. 정말 이 넓은 중국땅에서 아는 사람이

한명 생겼다는 것이 얼마는 안심이 되는 지 모르겠다. 위는 단동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좀 올라가다가 보니 강에서 홀로 빨래를 하고 계신 아주머니가 보였다.  방망이로 팍팍 쳐가면서..  예사롭지 않은 스윙..

나 어렸을 때도 집에 짤순이 있는 집도 드물 때라 엄마가 함지에 빨래를 이고 개울로 가셔서 저렇게 빨래를 하셨다.


한시간 정도 올라 가다 보면 우측으로 만리장성이 보인다. 단동민박 사장님이 미리 알려 주셔서 알았지 혼자 지나가다 봤으면 뭔가

했을 정도로 길지도 않고 그냥 산에 성 정도로 보인다.  중국인들은 이곳이 만리장성이 시작되는 곳이라고 한다고, 그치만

그건 중국인들이 하는 이야기라며 동북공정을 언급하셨었는데...  가까이 가 보면 꽤 높다.  올라 가는 데 얼추 제주도 성산일출봉 올라가는

시간과 힘은 들 것 같다. 그치만 나는 패스. 단동민박 사장님이 입장료가 비싸다고 그래서..  

 


올라 갈수록 강 건너 북한 땅과 가까워지는 것 같다.  수영 조금 하는 사람이면 물살 따라 첨벙 첨벙 하면 어렵지 않게 

건너 갈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다.

줌으로 좀 땡겨 보았다. 산은 밭인지 개간을 많이 했고 강변은 시멘트같은 인공 구조물이 없어서 그런지 더 평화로워 보이는데..

그냥 70 ~ 80년대 한국 시골의 모습. 내가 행복했던 시절의 풍경을 접하니 약간 몽롱한 기분이 들었다.

 


일종의 쉼터 같은 곳이었는데 오른쪽으로 파라솔 친 과일 좌판 3개 정도 있고 차들이 지나가다 잠깐 들렸다 가는 곳이었다.

뒷쪽으로 강으로 내려 갈수 있는 계단이 있다.

 


덥고 먹는 물도 다 떨어져 강에 내려 왔다.  압록강에 발을 담궈 봤다.  해가 뜨거워 미지근할 줄 알았는데 엄청 차갑다.  발 시려울 정도.

세수하고 상의를 벗어 물에 빨아 입었다.  으.. 신원한게 아니고 춥네. 자전거 타면 열나니까 괜찬아 지겠지.

물도 통에 담아 먹어 봤는데 뭐 먹을만하다.  우리 민군이 형들 응가도 좀 섞여 있겠지만 어차피 같은 동포니까..

 


산이 온통 복숭아 나무다.  한 30분을 가는데도 저런식으로 복숭아 나무가 이어진다.  시장서 파는 과일이 쌀만도 하다.

근데 열리는 건 그렇다 쳐도 어떻게 저걸 사람이 다 따지?  따다가 계절 바뀌겠는데...


여긴 오리농장.  한국 보다는 자유로운 오리들.  근데 코를 후벼 파는 오리 똥내가... 이 근방 사람들 밥은 어떻게 먹지.

여긴 딸기 밭. 규모가 꽤 된다. 이걸 몇사람이 관리를 하는 건지..? 내가 본건 할아버지 한명. 비닐 하우스 재배가 아니고 노지 재배.

단동 시내에서 사먹은 딸기가 엄청 크고 맛있었는데 가격이 한바구니(한국 딸기파는 바구니정도)에 7콰이(1,400원). 쌀만하네.

 


조금 더 가다가 본 다른 딸기밭. 진짜로 파랗고 붉은 딸기 들이 많이 달려 있었다.  여기는 밭 중간쯤에서 아줌마 두분이 딸기를 따고 계셨다.

 


계속 가다가 산을 하나 넘었는데 짐 무게로 타고는 힘들어서 끌바를 1시간 정도 했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 보다 끌만 했다.

경사를 한발 한발 올라 갈땐 힘들지만 시원하게 쌔액 소리를 내며 내려가면 힘든건 금방 잊는다.  그렇게 고개를 넘어 만난

동네 Yongdianzhen. 한문은 永甸镇. 시간이 저녁 5시쯤이라 다음 마을을 가기 힘들어 오늘은 여기서 묵기로 결정.

 


물어 물어 빈관을 찾아 가격을 물어보니 30콰이(5,500원 정도). 엥 진짜?  좀 지저분 하지만 6천원이면 거저라고 생각.

2층이라 짐을 올리고 불을 켜니 불이 안 들어 오네.  사람을 부르니 아들내민지 고딩 정도 되는 놈이 와서 손짓 손짓 하며 설명을 하니

뭐라 뭐라 하면서 안된다고.. 창도 없는 방에 불이 안들어오면 어떻해 함.  문 닫으면 깜깜한데. 그래서 이렇게 싼건가...

'그정도는 괜찮아. 헤드렌턴이 있으니까 그거 쓰면 되지 뭐'라고 생각하고 씻을라고 화장실 갔는데 물도 안나와. 뭐지 이건.

또 불러서 물어보니 뭐라 뭐라 하면서 물도 안된데. 뭐 이쯤 되니 그냥 그러려니 하게 생각하게 됨. 나 씻는 거 별로 좋아하지도 않아..

그럼 내방 열쇠 있냐고 달라는 시늉을 하니 기달리라 하고 저쪽으로 가 키 뭉치 절그럭 거리는 소리를 한참 내더니 와서는 없다고... "쏘리"

응 알았어. 가봐 이놈아..  짐 정리를 하면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까 그놈이 "료우 디엔"(6시)이라고 했던거 같아 그럼 전기, 물은 

6시에 나오다 보다 생각 했는데 조금 있다 6시가 되니 진짜네.  찬물이지만 샤워하고 밥 먹으러 나감.

위 사진은 빈관 2층에서 본 동네 분위기.

 


먹을 만한 거 있나 왔다 갔다 해 봐도 가게들 문 닫는 분위기고 그나마 사람들 좀 앉아 있는 식당이 있어 밖에서 좀 서성이다 들어 갔다.

메뉴판은 벽에 큼지막하게 붙어 있지만 나야 알 턱이 없고 마침 옆 테이블에서 아저씨들이 만두하고 뭘 먹고 있길래 '짜오즈 짜오즈'하며

손짓으로 달라고 함.  사진에 파란색 옷 입은 아저씨가 담배 피고 있는데 여기서는 그냥 다 저런 분위기다. 

 


한접시가 만두 20개.  맥주 한병. 모두 17콰이(3,000원).  만두는 피가 두껍고 부추가 가득하다.  중국인들이 사랑해 마지않는다는

돼지의 신체는 보이지 않는데 씹히긴 뭔가 씹힌다.  돼지고기를 잘게 갈아 넣은건가... 

양은 많아서 맥주를 국 삼아 꾸역 꾸역 다 먹어 치웠다.  

배를 채우고 나니 그래도 하루를 무사히, 출발을 무난히 잘 했다는 생각에 만족하고 들어가 잤다.

 

이동거리 : 78km

지      출 : 62위엔(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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