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등학교 때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라 할 수 있는 동네로 이사왔습니다. 집안이 그렇게 좋은 형편은 아니었지만 부모님께서 저를 위해 이사를 한 것이지요 그때부터 진짜 그동네에 안다녀본 학원이 없을 정도로 많은 학원을 다녔고 유명한 선생님 모셔놓고 클리닉(월 100만원 이상되는..)것도 해봤습니다. 그냥 주위 환경이 다 그런지라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것도 모르고 부모님이 시키는 데로 학원을 다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3때 수능을 못보고(그렇게 못본 건 아니지만 눈만 높아져서) 재수를 하였고 재수도 그닥 성공한 것은 아니여서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였고 삼수를 결심했습니다. 삼수..진짜 고통스럽더군요 마음은 공부해야지 하지만 몸은 안따라주고... 뭐 아직도 지금도 정신못차린거죠 그리고 오늘..제대로 망했습니다.
진짜 고통스러운건 수능을 못봤단 사실보다 집에 왔을 때 점수를 알고 그냥 말없이 수고했다 라고 해주시는 부모님과....그리고 그동안 저를 위해 투자한 돈...이렇게 말하면 좀 웃기지만 중학교때부터 저한테 들인 사교육비가 생각이 나더군요 진짜 그돈이면 집도 살 수 있고 다른 곳에 유익하게 쓸 수도 있고 부모님 하고 싶은거 마음대로 할 수도 있는데 고작 자식은 이모양이니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ㅜ 부모님..특히 어머니가 제 옷은 유명 메이커 사주시면서 본인은 정작 이월상품이나 세일하는 옷, 그리고 동대문에서 옷 사입으시는 걸 생각하니 진짜 못난 자식인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번 수능보고 망치고나서 이제서야 아 내가 인생을 헛살아왔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이제서야 물론 아직 어리지만 그래서 앞으로 미래에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지금으로선 정말 막막합니다. 인생은 길고 이런 고민과 스트레스가 앞으로 헤쳐나가야할 인생에서 진짜 하찮다고 생각 될 정도로 사소한 고민인 거 압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떻게 극복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면 되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지만 제 자신이 용납할 수 없어요 돈들어가면서 입시학원 다니고 또 삼수생이 벼슬인양 투정부리던 제 자신이 정말 한스럽습니다.....
인생의 선배로써-오유인 여러분 따끔한 충고도 괜찮고 따뜻한 격려도 좋습니다. 이 보잘 것 없는 21살 인간에게 힘을 주세요.....앞으로 어떤 정신과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할 지 조언도 괜찮습니다.ㅠ 쓰다보니 주저리 두서 없이 썼네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