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쿠, 이러다가 큰일 나겠네. 디자인서울 한답시고 대한민국에서 차가 제일 많이 다니는 곳에 멋만 부려놨다 이게 뭡니까?"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도로를 지나던 택시기사 김모(56)씨가 한 말이다. 돌길로 조성돼 있는 서울 광화문광장 도로 곳곳이 집중호우가 지난 뒤 돌 틈 사이가 벌어지거나 움푹 패여 운전과 횡단보도 보행에 적지 않은 장애가 됐다. 그 위로 덤프트럭과 서울시티투어 2층 버스가 지나갔다.
온난화로 매년 강우량이 증가하는 서울의 기후변화를 감안하면 이 돌길은 현실과 맞지 않는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5월 집중호우 전후에도 광화문광장 돌길이 갈라져 시가 수시로 복구공사를 했다. 비가 와도 부슬비가 대부분인 유럽과 달리 집중호우가 잦은 홍콩이나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도심에서는 이런 돌길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유럽의 경우는 돌길이 역사 유적이라 불편한 점이 있어도 감수하는 측면이 있어 시가 고생을 사서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다. 더욱이 수백년된 유럽의 돌길은 대부분 돌의 높이가 광화문 광장의 판석보다 깊이 박혀있어 튼튼하고 강하다. 콘크리트로 돌 사이를 메운 경우도 거의 없는 이유다. 오세훈 시장은 광화문광장 돌길 공사 전인 2007년 5월 방문한 프랑스 파리 등 유럽의 돌길을 보고 광화문 광장 도로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