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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상의 어느 우파가 식민지시절을 옹호하는가.
게시물ID : sisa_5514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쌍문동또치네
추천 : 3
조회수 : 66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9/18 04:33:51
말은 그 본질에 맞는 의미를 가져야 하고 그러려면 그 가리키는 바가 정확히 일치하는 대상을 지칭해야 합니다.
그래야 말이 제 구실을 하는 거죠. 말이 제 구실을 못하면 정신이 썩어들갑니다.

한국이란 사회에서 보수 라는 단어만큼 그 기능이 상실된 말이 있을까요. 덕분에 사회는 썩을 때로 썩어서 코가 문드러질 정돕니다.
지구에 존재하는 어느 나라에 가도 정통한 보수라는 자의식이 있는 이념집단이 최고의 가치로 삼는 것은
바로 국가 즉 민족입니다. 물론 정통보수 말고 훗날에 등장하는 자유주의 우파란 집단은 좀 성향이 다르긴 하지만요.

그런데

도대체 어느 우파가 식민지 본국의 군대에서 장교로 복무한 부역자 중의 부역자를 영웅으로 모신단 말인가요.
도대체 어느 우파가 식민지 시절 부역한 자들을 옹호하면서 부역에도 등급이 있고
더 부역한 놈들은 나쁘지만 그것보다 덜 부역한 사람들은 이해해줘야 한다고 눈물나는 변명을 대신 해주는 걸까요.

바로 여기서부터 모든 것이 잘못되어 있습니다.

보수는 지켜야 할 가치를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켜내는 것이 보수입니다.
우리 땅에서 보수라는 이름을 두르고 있는 저 사이비들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지들도 모르고 우리도 모를 정도로
혼란스럽고 추잡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박정희를 얘기할 때 이 땅의 보수라는 자들은 그의 행적을 보지 말고 인간을 보라고 합니다.
만주국 군대에서 장교로 복무한 박정희가
더 친일한 놈인지 덜 친일한 놈인지 그리고 속으로는 진짜 애국심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원래는 좋은 놈이었는지 아니었는지 
그 딴거 고민하고 싶지도 않고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모르는 그의 인간적인 고뇌는
그를 다루고 싶은 소설가들에게나 맡겨버리면 됩니다.  어차피 소설이란 악인의 인생도 사이코패스의 인생도 다 사연팔이가 있게 마련이니까.



그러나 최소한 정통보수를 자처하는 자들이라면
박정희라는 한 인간의 고뇌에 귀기울일 필요 없습니다. 그것은 보수가 지켜야 할 가치의 항목에 없습니다.
보수는 한 일개 개인의 인간적 품격을 지켜내기 위해서 민족과 국가의 품격을 버리는 짓을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그 순간 보수라는 이름은 끝장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땅의 보수라는 자들은 왜 이렇게 박정희를 지키려고 할까요.

그것은 그들이 지키고 싶어하는 것이 민족과 국가가 아니라 그들의 지배권력과 사적인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민족과 국가라는 가치를 버리고 이미 자기의 지배권과 그 기초가 되는 사유재산을 지켜내는 것 이외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일부 보수 인사들은 반발할 것입니다. 나는 그렇지 않다구요.
그렇지만 그것 역시 한 개인의 인간적 고뇌에 불과할 뿐 역사가 고려할 대상이 아닙니다.
역사는 집단 속의 개인의 성향으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그 개인이 결정한 바대로 흐르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역사 속에서 인간을 평가할 때 그를 의식을 가진 개인으로 보면 안되고 하나의 역사적 도구로 봐야 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박정희를 볼 때도 고뇌하는 박정희를 우리가 발견해 낼 필요가 없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걸 발견하려고 노력하는 것들은 누누히 얘기한 사이비 보수들 뿐입니다.


그들이 지켜야할 가치는 민족이 아니라 사익일 뿐이니까요.
그들에게 거창하게 이념적인 혹은 사회학적인 명칭을 붙여줄 필요도 없습니다.
그것은 말의 제자리를 찾아가는 문제의 여부가 아니라 그냥 말의 낭비에 불과합니다.


그들에게 돌아갈 이름은 보수라는 거창하고 현학적인 이름이 아니라 사익추구세력.
바로 사익추구세력  이라는 천박한 이름이면 족합니다.



죽은 박정희가 아직도 살아있는 한 이 땅에 보수는 없습니다.
보수라는 이름이 썩고 오염되어 그 효용가치가 없기 때문이죠.

저는 지금은 잊혀져 버린 이 땅의 진짜 보수주의자들의 이름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돌려 주어야 합니다.
지금은 마치 수구꼴통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정통보수라는 이름을 말이죠.



여운형, 김원봉, 장준하, 함석헌, 리영희, 문익환, 김대중,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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