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서 빗소리 들으면서 요가했다.
2
1은 얼핏보면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고질적인 요통으로 인한 것.
비가 와서 허리가 쑤심(...)
3
내가 병원에 가면 D는 없는 시간을 쪼개서 나를 보러온다.
매번 내 차트나 기록을 보고 난 뒤에 '너는 간신히 정상' '몸 좀 아껴서 살아라' 라는 식의 잔소리를 퍼붓는다.
짧은 시간 내에 정말 효율적으로 잔소리를 함.
3.1
내가 의사 다 됬다고 깔깔 웃으면 가운에 적힌 자신의 이름을 굳이 한 번 다시 보여준다.
잘 어울리지 않냐 이러면서.
3.2
그러면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이렇게 사람은 착각의 동물' ,'진실을 말해주는 이가 곁에 없는 모양', '유감' 등등의 대답을 함.
3.3
D는 원래도 걸음이 빨랐는데, 확실히 더 걸음이 빨라졌다.
왜 이렇게 빨리 걸어요 하니까
혹시 알아. 내가 빨리 달려가면 환자 한 명이 더 살 수도 있잖아 라는 어느 날의 대답.
4
그거 참 고단하고 멋있네
3.3에 대한 나의 대답.
5
손목에 주사바늘을 꽂고 누워있을 때 그 기운없는 나를 비상계단으로 끌어와서
입 안에 치킨을 넣어준 것도 D다. 뭐에요, 그러니까 닭강정.
그러면서 가운 주머니에서 캔콜라를 하나 꺼내 주었다.
언제부터 갖고 다녔던 건지 콜라가 미지근 했음.
6
일찍 일어난 김에 아침도 야무지게 먹었다. 냠냠
7
그러면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