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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35분전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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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진짜로 다 책과 관련한 작업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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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카페 사장님들이 아주 귀여우신데 이번에 사장님 두 분께 책 선물로 드렸더니 엄청 좋아하셨다
눈이 동그랗게 커져서 책을 만드셨어요? 하는데 네. 하고 도망치듯이 카페를 나왔음.
3.6
그러고 나서 오늘 그 카페에 갔다. 월간 드링크를 마시러.
이번달 드링크는 초코라떼와 홍찻잎을 섞어서 만든 따뜻한 음료인데
맛이 지나치게 달지도 않고 적당히 쌉싸름한 것이 가을에 마시기 그만이라.
조용한 사장님과 조용한 카페와 조용한 내가 10월의 차 한잔.
3.7
차를 절반 정도 마셨을 쯤에 사장님이 스윽 뭔가를 테이블로 갖다 주셨다.
손바닥만한 책이 제법 무게가 있었다. 책 등에 꿰메어진 색 실이 자그만치 두 가지. 남색과 빨간색
자신들의 여름 휴가 여행기를 엮은 책이라고 작게 설명하고는
그것보다 더 작은 목소리로 책 정말 잘 읽었어요. 선물이에요. 라고 하셨다.
3.8
나 역시 작은 목소리로 네 감사합니다. 잘 읽어보겠습니다. 라고 답했다
3.9
그리고 남은 차 절반을 마셨다. 우리와 카페는 다시 조용하게.
4.
어제 티를 담아둘 틴케이스를 샀다. 예쁘다.
5.
이제 홍차를 사면 된다.
홍차 쇼핑 사이트에서 '3만원 이상 구매시 ~를 드립니다'라는 배너가 떠 있길래
'음. 나와는 관계없는 이야기군' 하고 냉정하게 껐는데
정확히 3분 뒤에 5만원어치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인생은 진짜 3분 앞도 모른다
6.
나에게 이 사이트를 알려준 친구는 이 일화를 듣고 갈갈거리더니
자신 역시 똑같은 생각을 하고 똑같은 일을 겪었다며
자신이 3만원 이상 구매해서 받은 걸 보여줬다.
7.
그건 거짓말 같게도 티 틴케이스였다.
8.
그렇다
인생은 정말 앞을 내다볼 수가 없는 것이다.
9.
그래 젠장 난 틴케이스 부자다
10.
퇴근해서 영화를 볼까 도서관에 가서 책을 좀 볼까.
11.
룰루 어쨌든 퇴근이다 퇴근
201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