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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가 다가 아니다. 매력을 길러라??
게시물ID : gomin_552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닉네임Ω
추천 : 9
조회수 : 764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0/02/23 20:01:43
예쁘고 잘생긴 것들만 좋아하는 더러운 세상
이란 글을 읽고 잠시 생각에 빠졌다.

외모가 다가 아니다. 매력을 길러라.

대학교1학년,
20살~21살때까지 털털하다, 성격좋다, 공대생이다 소리를 들었다. 난 여자다. -_-

22살 어느날, 마찬가지로 성격좋다소리를 듣고, 형이라 불러라~ 이런 장난에 형! 이라고 응수도 하고 지냈다.

근데그 오빠가 다른 여자애한텐 이번 주말에 시간 되니? 라고 하는걸 보았다.

외모로 보나 학벌로 보나, 내가 그 여자애보다 나았다.
그 아이보다 키 크고,(내가 160인데 걔는 몇일까그럼...) 그러면서 팔다리는 내가 더 가늘고, 날씬했다.


그때 이후로, 여자는 성격이 좋다 소리를 들으면 안된다는 걸 느꼈다.


오유의 많은 남자들이 "나쁜 남자가 인기 많나요?ㅠㅠ" 라며 글을 올리는 것처럼,
나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뭐, 생각만 그렇고 털털하게 즐겁게 지내는 성격은 변함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서, 그저 친하게 지내고 말 잘걸고 얘기 잘 하던 오빠에게 고백을 받았다.
나는 같은 학교,같은 동아리에선 절대 사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했다.

나중에, 넌 왜 사람 헷갈리게 하니? 라며 날 나무랐다. 자기 마음대로 좋아해놓고,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말과 행동뿐이었는데, 아, 내 잘못이 크구나, 생각했다.

학교에서 선배들의 과한 친절, 밥사주세요, 라고 말하고, 다시 내가, 전에 밥사드린것 감사했습니다, 라고 말하며 내가 사주는 행동 등, 모두 다, 오해할 만 한거였구나, 하고 생각했다.




복학하고 나서 학교의 아무에게도 말을 걸지 않았다.


사소한 수업 질문같은것만 해도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고백하는 사람이 있었고,
수업시간에 만난 타학과 사람이 (고학년이 되어 교양수업을 전혀 안듣는데) 고백을 했었다.

엠티 비슷한 학과 수학여행(?)같은 걸 갔다.
밤에 배가 고파 매점에 가니 문이 닫혔다. 과자 얻어올 요량으로, 같이 어울려다니는 후배와 함께, 술먹는다는 방에 갔다.

한 선배가 내이름을 부르며 어서오라고 했다. 과자를 얻어올 셈이었는데, 아직 아무것도 까 놓지 않은 상태인데 쏙 빼오기가 뭐했다.
선배는 앉으라그러고, 같이 온 후배여자애는 자기 술 못먹는다고(게다가 편입생) 자러 갔다.

"저, 여기에 아는 사람 한명도 없어요."
라고 말을 했다. "어, 그럼 내옆에 앉아."

그리고 교수님 오시고, 게임해서 노래부르고, 은근슬쩍 커플로 몰아가는 분위기. 커플게임시키고...
"아, 저 담배피러"
라고 말하며 베란다로 도망쳤다.

"너 이 수업 듣지?"
"네, 어떻게 아세요?"
"나도 그수업 들어, 너 창가 두번째줄에 앉지?"
"네, 제가 눈이 나빠서...."
"너 이 수업도 듣지?"
"어떻게 알아요?"
"나 너 수업때 많이 봤어."


그 이후에 내가 한 해결책은, 학교에 남자인 친구를 데리고 왔다. 같이 자연스럽게 돌아다니고 웃고 떠들고 한 뒤로, 그리고 내가 인사를 안하고 다닌 뒤로, 그 선배는 나를 피했다.



내가 눈에 띄는 외모였었나,
아니면, 그 전에 공대생 소리 들었을때엔, 내가 너무 털털해서 형이라 부르란 소리를 들었나,
내가 오해살 만한 행동했기 때문에 고백받고 원망 받는 거라면,
말을 안하면 되지 않나, 싶어서 말을 안했는데 이러면, 
나는 도대체 뭘까,











여자는 여자를 알아본다고,
내가 공대생 소리 들을때 주말약속 데이트신청 여러개 받는 여자애가 어떻게 하고 다니는지도 알았다. (여러 오빠들이 동시에 내게, **이 날 좋아하는 것 같아, 라며 내게 상담을 해왔기 때문에 - 아, 또난 얼마나 편했으면 이런 상담을 전부다 내게 와서 할까 - 여자애가 사람들 없을때 팔짱끼우고, 등등의 스킨쉽을 했다고 한다. 나참, 몸팔아서 돈도 벌지 그래? 라고 생각이 들었다.)


우리과는 야간과 주간이 있다.
나는 주간이다. 어느날 야간 아이와 1박2일 여학생 캠프를 가게 되었다. 우리과는 나와 야간아이밖에 신청을 안했다.
그 아이는 내게, 많은 오해를 풀었다고 한다. 과 남자애들이 너 칭찬, 너얘기를 많이 해서 나는 니가 여우짓거리 하고다니는 줄 알았다, 근데 털털하고, 약간 백치미도 있는것 같다고(아 덜떨어졌단 뜻인가-_-) 했다.

난 처음에 얘만 그렇게 말하는 줄 알았는데,
그후 농활 갔을때, 의외로 다른과(자연과학대) 여자애들도 나를 많이 알았다.
학교 벽보, 교지에 이름 나오고, 과대, 교지위원, 우리학교 문예 심사...
그애들이,
내가 도도하고 새침한 여자애인줄 알았는데, 구수하고 일도 잘하고 말도 되게 많다고,
나도 모르게 생긴 오해가 나도 모르게 풀렸다.






남자들은,
여자들은,
겉모습만으로 많이 오해한다.
그리고 난, 뭘까.
외모가 예쁘면 말 한마디 안해도 저절로 고백을 받는걸까.
아니면 성격이 좋으면 고백을 받는걸까.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내가 그땐 밝았던 것 같다. 밝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 실제로 아무것도 모르고 지냈다.


누가 누굴 좋아한대-
라는 소문에 내이름이 끼는게 너무나도 싫었다.
**선배랑 잘해봐, **선배 잘생겼지? 라며 내게 떠보는 말도 너무 싫었다.
내가 스스로 행동을 잘못해서 그런가 하고 생각했다.
점점 더 말을 아꼈다.

지금은 아무데도 얽히지 않는다. 벌써 선배들이 몇몇 졸업하고 나도 졸업할 나이이다.
지금 이렇게 생각을 떠올린다는건,
내가 전에 가졌던 것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인걸까.
하지만 지금의 생활이 더 좋다.

내가 밝고 명랑함을 잃어서 인기도 잃어간다면 맞는 말이지만,
전에 밝았었구나, 라는 생각만으로 위안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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