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게명: '라면집
2. 소재지: 부산시 영도구 동삼동 체육고등학교 앞 삼거리에서 주택가로 들어가는 골목길 어스름(지도에서 도착표기 된 부분)
3. 품목: 라면, 떡라면, 비빔라면, 음료수
사진은 제가 저번 주에 직접 찍은 겁니다. 시계를 한 20년 전으로 돌려놓은 듯한 모습이지요? 제가 처음 이 가게를 찾았을 때랑 변한게 정말 없네요. 사진에서 보이는 만화책도 똑같은거 같습니다. 보라고 놔둔게 아니라 하나의 '소품'같네요. ㅋㅋ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꽤나 오래된 가게입니다. 이번에 어르신께 여쭤보니 30년 조금 못되었다고 하시네요. 일단 30여년동안 동종품목을 파셨다는 거에서 점수 먹고 들어갑니다.
필자가 처음 '라면집'에서 '라면'을 먹은 건 고등학교 때였습니다.
1학년 초 어느 일요일, 아침부터 오후까지 밥도 못먹고 체육대회를 끝내고 '밥먹자!'라고 데려간 곳이 이곳이었죠. 맘껏 먹으라면서 '나는 라면.'이라고 한 선배를 따라 1년 내내 라면만 사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 종일 운동을 시큼한 발냄새를 풍기는 고딩들이 골방에 들어 앉아서 라면을 먹었던 때가 아련합니다... 가끔 근처 여고애들이랑 같이 먹으러 갔었는데 걔네들은 무슨 죄로 우리 발냄새를 맡으며 라면을 같이 먹었을까요...; 그 후로 가끔 친구들이랑 같이 가서 무려 '비빔라면'을 사먹곤 했습니다.
추억팔이는 이쯤하고 본격적으로 소개를 올립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같이 운영하시는 가게인데요. 메뉴판을 보시다시피 온리 '라면'만 파는 집입니다. 제가 어릴 적에는 '냄비 우동'도 같이 팔았었는데 이번에 갔을때 물어보니 '귀찮아서...'라고 하시더군요. 이번에 같이 간 멤버들이 바로 고딩 때 저에게 라면을 사주던 그 선배들이었습니다. 동기 결혼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제가 '라면집' 얘기를 꺼냈다가 '가자!'라고 의견이 모아지더군요.
방문한 시간이 오후 6시 반이 넘었었는데 3명이서 라면하고 비빔라면을 시켰더니, 7시까지 하는데 그렇게 따로 시키면 못만든다고 하셔서 걍 비빔라면 3개로 통일했습니다. 고딩 때도 이런 경우가 왕왕있었는데 여전하시더군요 ^^;;
제가 보기에 일반 라면보다 비빔라면이 더 나은거 같습니다. 이게 시중에 파는 비빔라면으로 만든게 아니고 '안성탕면'의 면만 따로 끓여내서 직접 만드신 소스로 버무린 후 위에다가 약간의 오이를 썰어내어서 올린 라면입니다. 인상적인 건 같이 나오는 국물인데요. 라면스프로 끓인 국물에 떡과 오뎅이 첨가된 국물이 맛납니다.(물론 국물 리필은 안됩니다... 비빔라면 만들 때마다 따로 만드시는 거 같더군요.) 사실 전 라면보다 이 국물때문에 비빔라면을 시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침이 살짝 고이네요.
일반라면이랑 떡라면도 마찬가지로 '안성탕면'을 고집하십니다. 제가 처음 먹었을 때부터 바뀌지 않는 나름 전통인거 같습니다.
부산여행을 오신 분들께는 품목이 라면이라 소개하기 좀 거시기합니다만, 부산 사시는 분들께 가끔 들러보시라고 소개드립니다
출처: millga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