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있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52사단 송파·강동 동원예비군 사격훈련장에서 13일 사격훈련 도중 총기를 난사한 최모씨(23)의 친형은 “동생은 군대에서 괴롭힘을 당해 관심병사가 됐다. 제대 후 정신과 치료를 받을 정도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했다.
최씨의 친형 최모씨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군대 가기 전에는 우울증이 전혀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씨는 “동생은 군대에서 휴가 나와 (괴롭힘을 당한) 그런 이야기를 했다. 군에 있을 때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며 “그래서 아마 부대도 옮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동생은 극단적 스트레스 로 제대한 지 2년이 지났어도 계속 힘들어했다”며 “아픈 아이에게 실탄을 주고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게 이렇게 우발적인 사고로 이어진 건 아닌지… 피해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지만, 동생도 군대에서의 피해자였다”고 말했다.
최씨는 “군에도 관심병사 기록이 있을 거 아니냐. 이미 지나간 이야기지만 (예비군 훈련 과정에서) 좀 더 안전하게 해줬다면 다행이었을 텐데 그게 아쉽다. 군에서 괴롭힘당하는 사건이 많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피해를 입고 아픈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 관련 대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이라며 울먹였다. 최씨는 “동생이 입소하기 전날 밤 10시쯤 전화해서 조카를 바꿔달라고 했다. 조카를 워낙 좋아했다. 그러나 자고 있어 바꿔주지 못했다. 그게 마지막 통화였다”고 말했다.
총기를 난사한 최씨의 이웃 주민들도 “최씨가 평소에도 이상 행동을 자주 하는 등 정신적으로 불안정해 보였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최씨 집 이웃 주민 ㄱ씨는 이날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군대에서 병을 얻어서 온 것 같다. 군대에 다녀온 뒤 이상해졌다”고 했다. ㄴ씨는 “최씨는 평소 걸어다니면서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거나 비오는 날 자전거를 타는 등 이상한 행동을 자주 했다”며 “정신분열증이나 조울증이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ㄴ씨는 “최씨가 소리를 질러 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다”고 했다.
ㄷ씨는 “최씨를 여러 번 봤지만 이상하다 싶었다. 이 동네 사람은 다 안다. 나만 본 게 아니다”라며 “웃옷을 벗고 집 앞 길거리를 돌아다니거나 가끔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빽빽 지르더라”고 했다.
또 “얼마 전 석촌호수 벤치에 앉아 있는 걸 봤는데 휴대전화에 대고 막 화를 내더라”며 “그냥 걸어다니는 것만 봐도 정신이 아픈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ㄷ씨는 “최씨는 총기 난사를 했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ㄹ씨는 “최씨가 웃통을 벗고 돌아다니고 고함을 지르고 하더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