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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자작/팬픽] 왕과 여왕 1
게시물ID : pony_553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슈헤르트
추천 : 6
조회수 : 44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11/10 18:00:39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JbQwp

왕과-여왕.jpg




왕과 여왕 1










by 슈헤르트 










 아득한 정신이 다시끔 되돌아오기 시작한다 . 쓰러져있는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몸과
마음은 이미 걸레짝이 됬을터인데 어째서 자신의 몸은 다시끔 땅을 딛고 일어서려는가 , 
이미 모든것은 실패했다 . 내 자식같은 군대들은 자신의 무능함으로 인해 대부분이 
궤멸되었고 , 나또한 걸레쪼가리 같은 신세가 되어버려 이 차가운 바닥에 쓰러져있다 . 
이제 자신이 할수있는것은 그자리에 누워 썩어 문드러져 , 한줌의 숲의 양분이 되어버리는것 .



 그런데 어째서 자신은 아직 이 삶에 미련이 남아 있는가 ? 



 힘이 없어 껍데기같은 가녀린 몸을 일으키려는 그 동작 하나하나가 가시가 되어 
온몸을 산산조각 내는 충격을 받는듯 했다 , 이미 모든것은 끝났건만 어째서 자신은
다시 일어서려는가 , 옆에있는 나무기둥을 겨우 부둥켜 잡고 일어섰다 . 확실히 
쓰러져 있을때보단 기분이 덜 우울했지만 , 몸상태는 덜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 



 " 욱 . . 우욱 . . ! " 



 일어서는데에만 해도 힘을 다쓴모양인지 나무를 가련히 부둥켜잡고 바닥에다 
토악질을 했다 . 휘청거리는 시선에 어째선지 바닥엔 토사물보단 피가 더 많이
고여있는지 , 그정도로 자신의 몸상태가 찢어져가는 걸레짝이 됬는지 머릿속엔 
넘어져가는 의식을 부여잡으려는 쓸데없는 생각들이 또다른 자신을 지탱했다 . 



 " 여왕님 , 괜찮으십니까 ? " 



 자신에게 유일한 버팀목인 나무를 끌어안고 지친 숨을 몰아쉬고있을쯤 , 간부급
으로 보이는 자신의 부하 하나가 다가왔다 . 그 또한 몰골이 형편없었다 . 
여기저기 깊은 상처가 나있었고 서있는것조차 다리가 부들부들 떨려오는 그 아이의 모습은
여왕의 앞에서 충성을 잃지 않겠다는 그 자신과의 맹세인지 애써 괜찮은척 하려는 
그 아이의 모습이 다시한번 마음에 비수로 다가와 코를 찡하게 했으나 , 



 " 그럭저럭 . . 버틸만 하구나 . " 



 하지만 크리살리스는 애써 눈물을 다시 삼켰다 . 내가 슬퍼하면 이 아이도
억장이 무너지리라 , 자신이 맹새한 여왕에 대한 충성심을 어머니에 대한
슬픔이 누르리라 , 여전히 나무를 부여잡은채 크리살리스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 



 " 다른 아이들은 . . " 



 " . . . 전멸입니다 . 이 근방을 모두 뒤져보았는데 . . 몆몆의 전사만이
  저처럼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습니다 . " 



 " . . . 그렇 . . 구나 . . " 



 무능한 나때문에 나의 가련한 아이들을 거희 모두 잃었다는 슬픔이 모두 죽지
않았다는 이기적인 안도감과 교차했다 . 다행인지 불행인지 , 하늘은 이 악녀에게 
혼자 외롭게 쓸쓸히 죽어갈 미래를 만들어주진 않은모양이였다 . 



 " 이제 , 어떡하실겁니까 여왕님 ? " 



 " . . . 살아있는 아이들을 . . 최대한 모아 . . " 



 " 그다음엔 ? " 



 " . . . 그 다음이란 없어 , 우리에겐 미래가 보이지 않아 . 
  우린 모든걸 실패하고 많은걸 잃었다 . " 



 " 미래가 보이지 않다니 , 그런 . . " 



 " 그 미래를 다시 되찾으려면 , 무조건 살아 남아야해 . . . 
   일단 숨이 붙어있는 전사들을 최대한 모아서 . . 어떻게든 . . " 



 " . . . 명령을 받들겠나이다 . " 



 " . . . 고맙군 . " 



 " 예 ? " 



 " 아직까지 이 무능한 여왕을 따라줘서 . " 



 지탱하던 나무에서 몸을떼 그 아이를 바라보며 희미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 
그 아이도 내 미소에 안심했던걸까 , 자신도 픽 웃고는 덜덜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남은 살아있는 아이들을 잠에서 깨우려 자신의 시선에서 숲속으로 사라졌다 . 



 " . . . 그리고 미안하다 . " 



 그 아이에게 안들리게끔 , 떨리는 목소리로 사과했다 . 삼켜졌던 눈물이 
억눌리지 못하고 눈에서 흘러나왔다 . 모든것이 자신 때문이였다 . 패배도 , 소실도 , 
그리고 모든것에 대한 절망 그 자체가 자신의 무능때문이였다고 생각하니 마음속
눌려져있던 죄책감이 한방울 , 두방울 , 수많은 눈물 방울로 터져나왔다 . 



 " 너의 여왕이 . . 무능해서 . . " 










 피흐르는 다리들이 비틀비틀 위태롭게 걸었다 . 최대한 숨이 붙어있는 아이들을 
많이 모으려 했었지만 , 여왕을 따라 걸을수 있는 전사들은 끽해야 열명도 안되는
적은 숫자였다 . 수백 , 수천마리가 모여있던 위엄스런 군대가 이렇게 소수의 생존자로 
남아버린걸 볼수록 크리살리스에게 무능함을 질타하는 매질로 가슴을 아프게 했다 . 



 " 여왕님 , 우린 이제 어디로 . . " 



 " 우린 목적지를 정할수가 없단다 . 그저 안전한곳이 있기를 바라야 하지 . . " 



 " 그렇습니까 . . " 



 자신들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채 , 소수의 체인질링들은 선두에 있는 여왕님의 
초라하지만 믿고싶은 뒷모습을 바라보며 걷지 못하는 다리를 걷게 했다 . 
크리살리스 또한 자신도 모든걸 내려놓고 쉬고싶었지만 , 내려놓을수 없는 
무거운 아이들이 , 아까 본 끔찍히 죽어있던 전사들이 자신에게 희망과 의지를 주고있었다 . 
생자에 대한 보살핌을 위해 , 망자에 대한 죄책감을 위해 그녀는 계속 걸었다 . 



 " 이쯤이면 , 추격대도 우릴 쫒지 못할것이다 . 
   평평하고 넓은것이 , 그럭저럭 나쁘진 않아보이는구나 . " 



 " 추격대가 있었습니까 ? " 



 " 나도 모른다 . 그저 소인의 걱정일뿐이지 . " 



 마치 캠프장같이 나무로 둘러쌓인 넓은 평지에 , 그들은 마침내 휴식을 
취하며 자신이 살아있다는 안도감과 마주할수 있었다 . 전사들은 모두 
쓰러지듯 누웠고 , 크리살리스도 더이상 괜찮은척하지 못했는지 이내 그자리에
주저 앉았다 . 



 " 이제 , 어떡하실껍니까 여왕님 ? " 



 " 아까도 말했지않느냐 , 우린 살아남아야 한다 .
   식량은 내가 어떻게든 구할테니 , 너희들은 그저 여기서 몸을 눕히거라 . 
   본래 우리 체인질링 종족은 자생능력이 좋지않더냐 . " 



 " 하지만 , 여왕님에게만 그런 수고를 드릴순 . . ! " 



 " 무리하게 움직여 쓰러진 너희들의 시체를 치우는것보단
   나 자신이 움직여 오히려 그런 수고를 덜하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 " 



 " . . 죄송합니다 . 여왕님 . " 



 " 지금 네가 할것은 그저 몸을 추스리는것 . 도움이 되고싶다면 
   기력을 회복했을때 이 근방을 수색해주면 좋겠구나 . 내가 보기엔 
   이 숲은 우리의 고향과는 그렇게 멀지 않은곳으로 보이니 . " 



 " . . 네 , 알겠습니다 . " 



 " 그럼 , 다녀오겠노라 . " 



 남겨진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 그리고 처절히 적의 본진으로 식량을 
구하러 사라지는 여왕의 모습을 , 모습이 사라진 이후에도 그녀의 전사들은 
여왕이 사라진 부근만을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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