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일하게 된 지도 6개월.
여기 와서 참 많이 배우고 가게 됐네요.
커피도 커피지만, 제일 중요한 것.
살아간다는 것의 재미, 삶에 대한 감사, 욕심을 내려놓는 방법, 후회와 상처를 털어내는 방법..
참 많은 거. 그런것들.
여기 오기 전까지만 해도 그냥 만신창이였는데..
사장 언니를 만나고, 언니로 인해 더 알게 되고 친해진 분들덕에 우울해 할 틈도 없었네요.
우리 엄마는 모르는 비밀들, 언니에게 털어놓으며 위로도 받고 혼도 나고..
제 인생 멘토인 사장언니는 혈액암 투병 중이시구요.. 2011년에 항암치료받으시다가 나으셨는데.
작년 봄, 재발 판정 받았었습니다. 의사에게로부터 1년 남았다고 얘기 들었었는데
이후에 카페 여시고.. 그러다 제가 일하러 들어오고.. 한참 괜찮으시다가 얼마전부터 아프다고 하시며 진통제로 버티셨어요.
결국 입원하시고, 이틀전에는 수술도 받았다고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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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ㅇㄹ 언니.
언니 덕분에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 알았어요.
좋은 사람을 만나는 방법도 알게 됐구요.
또,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 짓을 했는지 알게 됐어요.
죽으려고.. 생각만 하다가. 몸에 상처내는 짓도 했었는데...
살아 있으니까 이렇게 언니도 만나고. 이렇게 조금씩 아물어지네요.
내가 죽고싶어 할 때에 다른 어느 곳에서는 살고 싶어 안달내는 사람이 있다는 거.
솔직히 실감이 안났어요. 언니를 만나고 나서 많이 느꼈어요...
'맛난 음식 맘껏 먹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얘기도 나누고,
좋은 노래듣는 것, 맘에 드는 옷입는 것, 밤새가며 티비보는 것,
하다못해 엄마의 잔소리듣는 게 정말로 행복한거구나.' 하고.
언니가 저번에 그러셨죠?
사람들이 언니 자신에게 비교하며 위안삼았으면 좋겠다구.. 이제는 그런 말 하지마세요. 언니도 저처럼 쌩쌩해 지실거니까..
앞으로는 벚꽃피는 거 보며 남들 다 설렐 때 언니도 똑같이 설레며 보게 될 거에요.
좋아하는 무한도전 맘껏 보면서 눈물나게 웃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이쁜 아기도 낳으실 거에요.
저랑 언니 친구 분들이랑 다같이 맛있는 음식도 먹고,
나중에 ㅈㅇ언니랑 같이 사직구장도 한 번 더 가요! (그 때는 언니 못먹었던 치맥도 같이 해요..)
언니가 저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하면 누구보다도 더 축하해 줄 거라고 그러셨죠?
언니 덕분에 어떤 남자가 좋은 남자인지. 조금은 알게 됐지만. 제가 워낙에 남자 보는 눈이 나쁜 거 언니도 아시잖아요.
나중에 울 엄마한테 인사시키기 전에 언니한테도 인사 하러 올테니까 좋은 남자인지 아닌지 언니가 보시고 귀띔도 해주세요.
같이 하고 싶은 일이 태산인데.. 언니 혼자 어디 멀리 놀러가시면 안돼요.
농담으로라도 "오늘 내일 한다" 그런 말 하지마요. 가슴이 철렁철렁 해요..
제가 표현을 안해서 그렇지 언니 디게 좋아해요. 알고 계시죠?
학교 공부하러 조만간 올라갈텐데... 가끔 고향 내려와서 여기 카페 왔을 때마다 언니 꼭 계셔야해요.
"언니 없이도 우리 OO이 잘하네."하는 말도 하지 마세요.. 저 일 별로 못해요.. 언니 있어야 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