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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딱. 똑딱. 똑딱.
게시물ID : panic_497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Sky
추천 : 11
조회수 : 115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6/08 19:49:22
여러분은 시계방을 아시나요?

아니요, 딱히 특별한 곳이 아니라, 골목길 같은 곳에 흔히 있는, 시계를 파는 곳 말입니다.

저희 동네에도 그런 곳이 있었습니다.

언제나 주인 할아버지가 가계 앞에서 꾸벅 꾸벅 졸고 계시면, 저와 제 친구들은 그곳에가서 조는 할아버지를 보고 키득이다가 안에 들어가 시계를 구경하고는 했습니다.

그 날도 여느 때 처럼 친구들과 시계방에 가서 시계들을 보며 술래잡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꽤 넓고, 약간 어둑어둑한 시계방은 숨바꼭질을 하기에는 딱 좋은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평소라면 다른 아이들과 함께 우르르 숨어있다가 한꺼번에 걸리곤 했겠지만, 그 날따라 전 혼자서 숨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숨어있는데, 어느때부터인가 밖에서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벽 높은 곳에 붙어있는 창문을 통해 저는 벌써 저녁이 다 되었다는 것을 깨닳았고, 서서히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단은 밖으로 나가기로 하고 숨어있던 곳에서 나왔으나, 어디가 어디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분명히 숨을때에는 출입문으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숨었었는데, 아무리 걸어도 출입구는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요? 제 풀에 지쳐 주자앉으려 할 때 저만치에 문이 하나 보였습니다. 문틈으로는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고요.

주인 할아버지가 가계에서 사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저는 할아버지의 방에 도착한 줄 알고 너무나도 반가워 단숨에 문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니,

안에는 벽 전체가 시계로 뒤덮혀있었습니다.

똑딱.
똑딱.
똑딱.
똑딱.

너무나도 많은 시계들로인해 들려오는 똑딱 거리는 소리에 귀가 아파 두 손가락으로 귀를 막으며 앞을 보자, 방 중앙에는 무언가가 서 있었습니다.
아이의 호기심이 발동한 저는, 계속해서 귀를 막은채로 물체에 다가갔습니다.
거의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갔을 때,

그 물체는,

뒤를 돌아 '봤'습니다.
무언가 기계로 이루어진 괴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얼굴은 시계판으로, 두 눈은 톱니바퀴로, 두 팔은 시계 바늘로.
그 얼굴을 보자, 귀를 막았는데도 '똑딱'거리는 소리는 오히려 선명해졌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그와 동시에 공포스러웠던 것은,

그것이 절 보고 '웃었다'는 것입니다.

원초적인 본능이었을까요.
전 당장 뒤로 돌아 문을 향해 달렸습니다.

하지만 달리고 또 달려도 시계바퀴의 소리는 작아지지 않더군요.
오히려 커졌다고나 할까요.

그렇게 문을 열고 나오자,

저는 가게 밖으로 나와있었습니다.
문 옆의 의자에는 주인 할아버지가 여전히 졸고 계셨고, 친구들은 이제 막 떠나려던 참이었습니다.
분명히 저녁이었던 하늘운 아직 해가 채 지지않은 상태였고요.

친구들이 새하얘진 제 얼굴을 보고 질문을 했지만, 전 아무말도 하지 않고 집에 왔습니다.



그 날 이후로 여러차례 가게 내부를 뒤져보았지만 그 방을 다시는 보지 못했습니다.
도대체 그 방과, 거기에 있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이따금, 잠을 자려 누우면 아주 작게, 없는듯 하지만 분명히, 어떤 소리가 들립니다.

똑딱.
똑딱.
똑딱.
똑딱.

-------------
별로 안무서울지도 모르겠네요;;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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