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잠들기 전
게시물ID : today_553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저리꺼져
추천 : 5
조회수 : 531회
댓글수 : 25개
등록시간 : 2016/10/31 02:43:05
엊그제 먹었던 육개장순대국이 생각나요.
국물 한 입 먹자마자 아, 라면스프 맛이다. 했지만
가끔은 그런 자극적이고 익숙한 조미료 맛이 좋아요.
얼큰하고 간이 딱 되어 있는, 인위적이지만 깊은 맛
밖에서 밥을 잘 안 사먹기 때문에 굶고 있다가 먹어서 그런지
더 맛있게 먹었어요. 밥도 싹싹 다 먹음.

바람이 차서 뜨끈한 국물이 땡겼어요.
뜨끈하고 얼큰한 국물.

그 전에는 영화를 봤는데
영화 내용도 평화롭고 좌석도 편해서 편안하게 봤어요.
가까이 있는 사람의 향수냄새가 은은하게 풍겨서 
그 시간이 참 좋았어요. (변태는 아닌데..)

그리고 어제는 거의 1년 만에 노래방을 갔어요.
노래방을 워낙 안 가는 편이에요. 노래를 안 해서.
전에 친구가 쫄라서 갔다가 거의 두 시간을 그 친구 혼자 부르기도 했었어요. 물론 그래도 괜찮다는 친구였어요.
그은데 어제는 글쎄, 제가 노래를 다섯곡이나 불렀습니다.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를 처음으로 불러봤어요. 불러보니 이 노래가 더 마음에 들어요. 

맥주도 마셨어요. 두 캔 마시니 또 취해서 알딸딸하니 기분 좋게 집에 들어왔습니다.

술이 깼는데 슬픔이 밀려와요. 
갑자기 두려워졌어요. 좋았는데, 내 사람들에게 고맙고 든든했는데, 무서워요. 이것도 취함의 연장선일까요?

주절주절, 나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걸까요.
여기서라도 내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고 싶어요.

나는 행복한데 행복하지 않고, 괜찮은데 괜찮지 않아요.
다들 그런거겠죠. 다들 괜찮은 척 살아가는거니까..
이럴 땐 내가 아직 어리구나 생각해요.

오늘도 나는 이렇게 어리광이 아닌 척 어리광을 부리고 있어요. 

오늘은 뜨끈한 국물이, 따뜻한 노래가 생각나서 뒤척거리다가
잠이 들 것 같아요.
출처 소근소근 이야기하다 잠들고 싶은 새벽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