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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문득 생각나서 쓰는 남영동 대공분실 이야기
게시물ID : sisa_5538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상락아정
추천 : 3
조회수 : 147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10/01 03:54:47
전두환 시절에 시위하다 잡혀가면 남영동에 있는 대공분실(지금의 경찰청인권센터)로 끌려갔는데,
어두컴컴한 밤에 건물 뒤편의 조그만 철문을 열고 들어가서 
1층부터 5층까지 빙빙 돌아가는 층수표시하나 없는 원통형 계단을 끝없이 올라간대요. 
(그 옛날 외국영화같은거 보면 나오잖아요? 가운데 쇠로 된 기둥을 중심으로 계단이 빙빙 돌아가는 원통형 계단..)


그렇게 한참을 올라가면 긴 복도에 수십개씩 방이 있는 고문장(?)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그 방들 중 하나에 들어가서 고문을 대기(...)하고 있으면
옆방에서 귀를 찢을듯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린대요. 고문의 고통에 몸부림치는 비명소리.. 그 소리를 들으면 온몸에 소름이 돋는답니다.

그렇게 고문실 안에서 죽을듯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데
어딜 봐도 시계도 없고 달력도 없죠.
그렇게 해서 사람의 시공간감각을 교란시킨답니다. 자기가 지금 몇층에 있는지.. 여기가 어디고 지금이 몇월 몇일 몇시인지...자기는 누군지..


그 남영동 대공분실을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했는데 이사람이 건축계에서는 굉장한 거장으로 알아주는 사람이래요. 거의 한국 건축설계의 아버지라고 불릴만한..
그렇게 유명한 건축가가 군사정권의 의뢰로 사람의 시공간감각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건물을 고민해서 지었다니 참 씁쓸하죠.

물론 건물에 대공분실이라고 써붙여있지도 않고, 그냥 아무개 해양 연구소라고 간판달고 있어서
그 당시엔 그곳이 그런 곳인지 아무도 몰랐답니다.

그런 곳에서 김근태 전의원이 반불구자가 되서 나오고 박종철 열사가 죽었죠.
그렇게 사람을 피말리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남영동 가면 그 건물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들어가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거기가 경찰청 인권센터로 쓰이는데
경찰청 인권센터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허수아비 기구로 전락한걸 보면 참 그 옛날이 알고보면 그다지 오랜 옛날도 아니라는걸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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