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성현기자
동성간 결혼의 법적 인정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전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동성애자들의 첫 공개 결혼식이 7일 서울 종로구의 모 카페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남성 동성애자인 이상철(36)씨와 박종근(32)씨는 이날 낮 12시 하객 30여명의 축복 속에 부부 사이임을 공개리에 선언했다.
2002년 10월 서울 종로 모 극장에서 처음 만나 연인으로 발전한 이들은 동성애 자 전문업체 `딴생각'의 사내 커플이기도 하며 박씨는 이날 결혼을 통해 게이임을 처음 밝히고 `커밍아웃'했다.
이날 결혼식은 축가와 화촉 점화, 성혼선언문 낭독, 혼인서약, 예물반지 교환 등 이성간 결혼식과 같은 절차에 따라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됐으며 주례는 동성애 전문업체 `딴생각'의 박철민 대표가 맡았다.
박 대표는 주례를 통해 "오늘 결혼식은 단순한 통과의례가 아니라 두 사람이 경 험한 어려움과 고통을 극복하고 떳떳한 동성애자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는 자리이며 동료 동성애자들에게도 징표가 되는 의식"이라고 전했다.
이날로 동성 부부가 된 이씨와 박씨는 전날 관할구청에 혼인신고를 하려했으나 신청접수 자체를 거부당했으며 대신 공증을 통해 서로 사랑을 확인키로 했다고 전했 다.
이씨는 "오늘 공개 결혼식이 동성애자들에게 서로 의지하며 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박씨에게 의료보험 혜택 등을 받게 하고 싶지만 동거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어 결혼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동성간 결혼이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동성애 인권단 체인 `친구사이' 등과 힘을 모아 법적 투쟁도 해 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결혼식을 마치고 롯데월드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청평으로 1박2일 의 `신혼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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